색에 미친 청춘.

무엇인가에 미친다는 것은 무모해보이지만 멋진일이다. 그리고 부러운 일이기도 하다.

한가지에 나의 모든것을 바치기엔 너무나 핑계가 많기 때문이다. 여기 색이 좋아 우리나라에 온 한 디자이너가 있다.

정확하게는 우리의 색을 찾아온 이방인이다. 저자가 한국사람이기는 하지만 색을 바라보는 관점은 지극히 이방인의 관점이라고 보여진다. 이유는 저자가 오랜 외국생활을 한 영향이기도 하지만 책에 인용되는 많은 예시와 사진들이 우리의 것이라기 보다는 서양의 지식과 경험에 근거하고 있기 때문이다. 때문에 한국인이 바라보는 우리의 색이라기 보다는 외국인이 바라보는 한국의 색을 찾아가는 것이라고 보는것이 바람직해보인다.

색. 색은 어떤 의미인가?  색이란 정확하게는 사물이 가지는 빛의 파장을 의미하며 그 파장은 고유하다. 그래서 흔히 사람을 색에 빗대기도 한다. 흥미로운 것은 문화에 따라 같은 색을 바라보는 관점이 달라진다는 것이다. 우리는 붉은 색을 죽음의 색이라 여겨 꺼리지만 중국은 가장 기쁜날에 붉은 색으로 치장한다. 미국인들은 녹색을 부의 상징이라 여기고 길하게 여긴다. 같은 색이 나라와 문화에 따라 다른 의미를 가진다는 것은 색에는 빛의 파장 그 이상의 무엇이 담겨져있다는 것이다. 

사실 이 책을 읽기전에는 그런 색에 대해 많은 것들을 담고 있으리라는 기대감이 있었으나 책을 읽으면서 드는 생각은 색채학에 기본한다기보다는 에세이에 더 가깝다는 생각이다.  책은 오방색, 오간색, 나의 색 당신의 색으로 구분해 색과 문화, 그리고 색을 만드는 사람들에 대해 이야기하는 데, 저자가 왜 우리의 색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는가...하는 것에서부터 이야기를 시작한다. 

저자는 미국에서 디자인을 전공하던 중 화학염색이 가져오는 환경의 폐해를 보고 충격을 받는다. 청바지 한벌을 만드는 데 필요한 물이 1만2천리터에 달한다는 사실은 청바지를 다시 한번 쳐다보게 될 정도로 독자인 나에게도 충격적이다. 그러던 중 우리색을 만나게 되고 그 색이 가진 아름다움과 함께 자연과 함께하는 친환경적인 염색방법에 매료되어 1년여에 걸쳐 우리나라 곳곳의 천연염색 공방을 찾아다니며 관계자들을 만나 인터뷰한 글과 사진을 한권의 책으로 엮어낸다.

저자가 한국의 색에 관심을 가지고 천연염색에 대해 배워가는 과정을 보며 얼마전 읽은 미래예측서의 한가지 전망이 떠올랐다.

오가닉을 넘어, 로가닉의 시대로의 전환을 의미하는 Rawganic fever. 천연의 가치가 중요시 된다는 전망이었다. 어쩌면 저자는 우리보다 좀더 일찍 시대의 흐름에 눈을 뜬것이 아닌가 싶다.

저자가 만난 천연염색을 통해 우리색을 찾아내고 보존하고 만들어가는 과정을 만나는 것은 좋은 경험이다. 나 역시 천연염색애 대한 관심이 많이 높아진다. 아울러 색또한 우리에 의해 소비되어지는 것이라는 생각을 해보았다. 

당연하게 선택하는 기호의 문제만이 아니라 우리가 제품을 구매할 때 이 제품이 얼마나 친환경적이고 원료는 무엇이며 어떠 ㄴ제조과정을 거쳤듯이 색에도 그런 관심을 귀울여야 한다는 생각말이다. 책을 읽기전과는 예상하지 못한 방향으로 내용이 흐른것 같기는 하지만 색에 대한 새로운 과점에 대해 알 수 있어 유익했다고 본다.

다만 색에 대한 내용을 담아서인지 강렬한 색상의 사진들이 배경으로 많이 사용되는 반면 이미지위에 올려진 텍스트의 가독성이 떨어져 읽기에 불편함이 있었다. 색을 이야기함에 색의 강약조절에는 신경을 좀 덜 쓰지 않았나...하는 생각이 드는 부분이다. ^^;;

(해당 서평은 출판사에서 제공받은 도서를 읽고 작성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