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연하고 사소한 것들의.....철학

제 목만으로는 쉽게 연결이 안되는 제목이다. 우리가 아는 철학은 결코 사소하지도 당연한것도 아닌 근접하기 어려운 학문에 속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 책을 읽으면서 먼저 알아야 할 것은 철학은  난해하거나 이해하기 어려운 학문이 아니라 우리의 일상이며 생활이다. 또한 '왜?' 과연 그럴까?' 라는 질문이 시작되는 것은 모두 철학에 해당된다.

 

'왜...?' 사실 우리는 이런 질문을 일상에서 자주하지 않는다. 사물에 대한 물음에서 모든 창조적인 사고가 생겨난다고 하지만 정작 주변을 둘러보며 이건 왜 만들어진 것인지...궁금해하지 않는 경향이 있다. 그저 당연하게 받아들일 뿐, 그 기원이나 역사에 대해서는 생각해보지 않는다. 그러나 한번 질문을 해보면 의외로 재미있다. 예를 들어, 매일 사용하는 지폐를 보자. 지폐는 과연 누가, 언제, 어떤 이유로 만들었을까?  물물교환을 쉽게 하기 위해? 처음에는 지폐의 단위를 어떻게 표시했을까? 그리고 만약 아직도 지폐가 만들어지지 않았다면 우리는 어떻게 경제활동을 하고 있을까?.....등등 생각이 꼬리를 물고 이어진다.

 

우리가 아는 많은 철학적 사유의 시작이 바로 이런 질문에서 시작되어 지금 우리가 알고 있는 계념이나 행동유형이 된것임을 책을 통해 알게된다. 책에서 다루는 주제들 역시 흔히 말하는 철학의 범주와는 조금 다른 것들까지 포함되어 있다. 알파벳에서부터 동전, 하느님 아버지, 김나지움, 수사학, 진리, 법률, 십자가, 순결, 아르바이트, 시계, 세금, 개인, 자연, 역사, 진화, 섹스, 정보, DNA 에 이르는 다양한 주제들에 대해 논한다. 주제들이 우리 실생활에서 흔히 접할 수 있는 것들이라 친숙하다. 친숙하기 때문에 더 흥미로운데...무엇보다 당연시해오던 것들에 담겨진 역사를 보는 것이 철학서라기 보다는 역사서를 보는 것 같다. 또한 주제들을 설명함에 있어 철학자들이 주가되지 않고 주제가 되는 명제와 과정에 집중해서 읽어나가는 데 큰 어려움이 없다. 

 

사소한 궁금증에서 시작하지만 결코 사소하지 않은 것들에 대해 생각해보게 해준다. 무엇보다 세상 모든것을 당연하게만 받아들이지 말라는 것. 그리고 철학이란 우리 생활주변에서 발견할 수 있다는 것을 알려줌으로써 철학이 가지는 대중과의 괴리감을 줄여준다는 점에서 아주 유익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