섞으면 건강하고 아름답고 순수하다.

우리는 "타고 났다"라는 말을 심심찮게 하곤한다. 부모로부터 물려받은 우월한 유전자를 가지고 태어난다는 것은 참으로 부러운일인 동시게 개인의 의지로는 절대 바꿀 수 없는 절대적인 것이다. 참 불공평한 말이다. 그런데 이런 타고남의 우월성을 대놓고 논하는 책이 있으니바로 이 책. <우월한 유전자는 어떻게 탄생하는가?>다.

타고났다는 말 자체도 불공평하다는 생각이 드는 데, 거기다 인종간에 서로 섞으면 더 건강하고 우월한 유전자를 만들 수 있다고 한다?! 이쯤 되면 아마도 '....그래서 어떡하라고...나는 이미 태어났는 데!' 라는 푸념이 나올 수 있지만, 책을 읽다보면 그 푸념은 이내 흥미로움으로 바뀔것이다. 

 

우선 이 책의 추천사를 쓴 이를 보자. 통섭으로 잘 알려진 최재천교수다. 그 이름에서 유추할 수 있듯이 이 책은 우생학이나 특정 인종의 우월성을 강조하는 것이 아니라, 진화론적인 관점에서 인류가 어떤 과정을 거쳐 우월한 유전자를 만들어냈는지를 과거에서 현재에 이르는 인류의 행적을 통해 알려주고 있다. 그리고 이 한가지 사실을 알아야 한다. 현 인류 중 단일한 유전자만을 가진 사람은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우리는 이미 오랜세월 수많은 이종간의 결합을 거쳐 오늘에 이르렀기 때문이다.

 

책에는 이 과정을 진화적 적응과 소거법에 의해 이루어졌다고 말한다. 마치 학창시절 시험문제를 풀 때 모르는 답들을 차례로 지워나가게 되면 마지막에 남는 한가지가 최적의 답이 되는 것처럼...수많은 유전자 결합을 통해 열성유전자를 제거하며, 오래도록 살아남을 수 있는 건강한 유전자를 만들어왔다는 것을 알게된다. 바로 유전적 진화다.

 

또한 책은 왜 우리가 좌우균형이 잡힌 사람에게 끌리는 이유, 좌우 대칭과 생식능력이 관계성과 같은 생물학적 호기심부터 동물들의 사례에 이르기까지 여러가지 실험과 관찰을 통해 우월한 유전자에게 끌리는 이유에 대해 자세하게 설명한다.

덧붙어 이른바 다문화 가정과 혼혈에 대한 사회의 부정적 인식에 대해 언급하며, 이것은 매우 자연스러운 일이라고 받아들이라고 말한다. 인종간의 결합은 아주 오래전부터 자연스러운 일이기 때문이다. 물론 우리나라는 단일민족이기 때문에 특수하다고 말하는 이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유전학적으로 우리는 한 민족이 아니다. 우리나라 사람들이 동남아시아계 40%, 북방계 60%로 구성되어 있다는 것은 유전학적으로 이미 밝혀진 결과이며, 우리가 단일민족이라는 과학적인 근거는 찾을 수 없다고 한다. (단일민족이라는 용어가 처음 생겨난 것은 광복 이후 나라에서 극민의 단함을 위해 내세운 정치적 논리, 정치적 의도 였음을 기억하기 바란다.)

 

책을 통해 '섞임' 그것은 매우 자연스러운 일이었다는 것을 알게된 것이 유익하다.
가장 흥미로운 것은 우리가 바로 그 섞임의 그 결과물이라는 것! (물론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