걷기를 참 좋아한다. 여행을 가도 대중교통만 이용하기보다는 걷는 코스를 선택한다. 그런데 이 걷기가 거의 노동의 강도다. 그래서 하루 여정이 끝나면 항상 녹초가 되곤하는 여행습관때문에 쉴려고 왔지..걷기운동을 하려온것인지 혼동스러울때가 있다. 이제는 그런 여행습관에서 벗어나 정말 여유로운 시간을 보내고 싶은 마음이 간절하다.

책표지의 푸른 하늘과 보리밭을 보자 이내 내 가슴속에도 바람이 분다. 당장 저 곳에 서있고 싶은 마음. 정말 상쾌하겠다. 아직까지 자연으로의 여행을 해본적이 없다. 여행지는 항상 도시.
이렇게 나무와 산 길만 존재하는 여행을 아직 가보지 못했기 때문에 어떤 느낌일지 궁금하다. 우리나라도 요즘엔 자연을 직접 두발로 걷는 여행을 선호하는 추세여서 여행의 계념이 정말 달라지고 있다.
기념비적인 정취를 배경으로 한 기념사진으로만 남는 여행이 아닌 정말 쉼표같은 여행을 해보고 싶다.

어디로 가야할까.
< 쉼표여행>은 길, 숲, 물, 곳의 네가지 주제로 여행지를 소개한다. 책에 수록된 사진들을 찬찬히 바라보보고 있쟎이...참 소박하다. 우리네 자연이 이렇게 소박했나. 문듯 대학 수업에서  중국과 우리나라, 일본의 정원을 비교하던 것이 생각난다다. 우리네 정원은 중국처럼 웅장함이나, 일본처럼 화려한 꾸밈과는 다른 자연스러움 소박하다는 것. 사진 속 느낌도 딱 그렇다. 인위적이지 않고 화려하지 않은 자연스러움, 그래서 그 길, 그 장소 어디에라도  바로 들어가도 어색하지 않은 느낌을 준다.

같은 장소라고 언제, 어떻게, 누구와 가느냐에 따라 여행지에 대한 느낌이 달라지는 법인데 저자 역시 이런 느낌을 담아낸다. 장소마다 즐거움, 아련함, 여유로움...이 전해지기도 한다.
대나무로 만들어진 초록빛 터널은 혼자 걸어도, 사랑하는 이와 함께 걸어도 좋을것이다. 그길을 계절에 따라 걸어보면 어떨까... 남해안 끄트머리에 있는 이름도 생소한 마을을 찾아가는 것도 좋을것이다.
박경리님의 <토지>를 좋아하는 데 섬진강을 따라 걸어보는 토지길도 좋을듯하다.
특정 도시를 중심으로 여행계획을 세웠다면 이렇게 자연을 여행의 테마로 정해보는 것도 추천할만하다. <곳>이라는 주제도 가보고 싶은 테마다.
번 잡스럽지 않은 여행. 일상과 너무 동떨어져 일상으로 다시 돌아왔을 때 피곤함을 주는 여행보다 이렇게 우리의 일상에서 약간만 벗어나는지만 설레임을 주는 여행을 해보고 싶다.

이런 여행이 주는 작은 설레임. 그것이 바로 쉼표같은 여행이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