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어제
두두두두둥ㅡ
모두가 잠들어있을... 세상이 잠들어 있을... 새벽 혹은 하루를 정리하는 저녁의 시작일지도 모른다.
붉음과 푸름의 조화가 멋진 배경을 가로지르는 검은색을 띤 가로와 세로의 선들.
조용히 다가오는 새벽의 찬공기처럼 스멀스멀 올라오는 것 같다.

2. 언덕위에서
내가 제일 마음에 드는 부분이다.
"방황하지 못하는 바람이 되어 네 삶 주위에서 우아한 왈츠를 출거야"
의미를 집중해서 생각하려하면 어김없이 물음표가 떠오른다.
하지만 눈을 감고 아무런 생각을 하지 않고 들으면 너무 따뜻하다는 생각이 든다.
언덕위에서 혹은 항상 옆에서 따뜻한 말과 즐거운 웃음을 줄 것 같은 누군가의 이야기 같다.

3. 미성년
분홍색과 보라색으로 이루어진 색감이 앞에 있었던 어제라는 곡의 사진과 연결되어 있는 것 같다.
초록색과 보라색이 상하로 있고 그들을 이어주는 검은색 그늘.
미성년이라는 제목처럼 어느 한 소속도 아닌 불안한 느낌이 드는...
하지만 그게 머리 아프다거나 복잡하다거나 신경쓰이지 않고 특별하게 다가온다.
후에 이 노래를 다시 접하기전 이런 생각을 할지도 모르겠다.
이 노래의 마지막 가사처럼...
"지금도 그럴 수, 지금도 그럴 수, 지금도 그럴 수, 그럴 수 있을까"

4. 먼 길
하얀옷과 검은옷과 노란옷의 의미는 뭘까...
몇 번을 들었지만 이 노래가 의미하는 것을 잘 모르겠다.
한가지 분명한 것은 먼길이라는 아득함과 노래에서 풍기는 까마득함이 잘 어울린다는 것이다.

5. 무어의 세상
"애꾸눈처럼 오른쪽을 비추어주는 불빛만 봤을까?"
뭐랄까... 한 쪽이 먹먹해지는 기분이다.
기차여행길에 함께 하면서 의미를 되새기고 싶은 곡이다.

6. Alright Song
노래의 전체적인 분위기와 가사가 가지고 있는 분위기처럼,
그동안 쌓이고 쌓였던 먼지들을 내리는 비와 함께 쓸려가는 기분이다.
개운하달까... 가뿐하달까...
보라색과 분홍색의 색감이 이루어져 있지만 기분좋은 에너지가 느껴진다.

7. 친애하는 재연씨
이 곡에서 많이 보이는 황홀하다는 단어처럼 왠지 모르게 느릿느릿하지만 나른하다기보다는 황홀하다.
사진에서 보이는 하늘에서 떠오르는 태양과 바다에서 비쳐있는 태양이 데칼코마니처럼 절묘하게 들어맞아서 인지도 모르겠다.

8. 다시 만날 수 있을까
이 곡은 내가 이 앨범중에서 가장 좋아하는 곡이다.
이 앨범을 접하기 전에 만났던 곡이기도 하지만 이 앨범을 선택하게 만든 곡이다.
이 곡은 새벽에 들었다.
인간의 감성이 최고조로 된다는 새벽이라는 시간에 들어서 이기도 하겠지만...
정말 새벽에 녹아드는 목소리와 음악이었다.
부드러운 것 같으면서 약간 칼칼한 느낌이 드는 목소리는 정말 좋았다.
목소리는 정말 타고나야 한다는...
내가 좋아하는 목소리를 지녔기에 듣자마자 마음에 들었던 것이다.
이 노래를 듣기전에 잠이 오지 않아 좀 전에는 괜스레 책장 한 구석에 박아두었던 졸업앨범을 꺼내 봤다.
초등학교보다 중학교보다 고등학교 앨범을 보게 된다.
고3 생활 힘들었지만 지금 생각해보면 너무 즐거웠던 것 같다.
고3때 함께 해온 친구들도 많이 그립다.
그리고 고3 중반에 서로의 오해로 다투게 되어 지금은 만날 수 없게 된 친구가 떠올랐다.
집방향도 같았고 자리도 바로 옆 자리였고 밥도 같이 먹었고...
학교에 있는 시간에는 늘 함께 했었는데...
그 때는 그 친구에 대한 서운함이 강하게 자리잡았었는데,
몇 년이 지난 지금은 미안한 감정보다 그냥 그 친구가 많이 보고 싶다.
이 곡의 이름처럼 다시 만날 수 있을까...라는 생각을 해봤다.
만날 수 없는 아니, 만날 수 있을지 모르는,
미안하고 보고싶은 그 친구를 떠올리며 듣고 싶은 곡이다.
친애하는 재연씨라는 곡과 같은 사진에 같이 수록되어있는데,
제목처럼 다시 만날 수 있을까라는 대답은,
사진에서 보이는 하늘에서 떠오르는 태양과 바다에서 비쳐있는 태양이,
데칼코마니처럼 절묘하게 들어맞아 들면서 다시 만날 수 있을 거라고 말해주는 것 같다.

9. Out Of My Trust
이 곡을 듣는 순간 물음표가 떠올랐다.
뭐랄까... 매번 들어오던 리듬과 리듬의 높낮이가 다른 것 같다.
올라갔다 내려왔다 다시 올라갔다하는 것이 아니라...
심장박동 그래프처럼 무척이나 변덕스러운 리듬과 리듬의 높낮이다.
적응이 안되지만 나름대로 독특한 느낌이다.

10. Just, Don’t Miss
한 편의 시같은 한편의 영상같은 노래이다.
눈을 감으면서 상상하며 듣다보면 더욱 듣기 좋은 곡이다.

11. 카이로
계단에 그려진 꽃들...
보라색과 분홍색의 색감과 계단 끝에 보이는 아른한 초록색...
몽환적인 사진과 몽환적인 곡이다.
새벽에 들으면 많은 것을 생각하게 만드는 곡이다.

12. All I See Is You
원래는 시였지만 시의 느낌을 더해주기 위해 노래로 만든 것 같다는 생각이 들게 만든 곡이다.
짧지만 긴 여운이 있다랄까...
상당히 느리고 부드러운 곡이다.

이 앨범의 특징이라 하면 하나의 사진집같고 하나의 수필같고 하나의 시같다.
그리고 예전의 일을 떠올리는 느낌이 많다.
또 신성우의 목소리를 닮은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당당하게 써있는 문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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