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어를 공부할 때마다 빠지지 않고 듣는 조언이 두 가지 있었다.
첫째, 외국인 친구를 사귈 것.
둘째, 외국어로 일기를 쓸 것.
예전엔 외국인 친구를 사귀는 건 그야말로 쉽지 않은 방법이라 
차선인 외국어로 일기를 쓰는 방법을 택했었다.
처음엔 문법은 커녕 내 기분을 표현할 단어 하나 찾아내기도 버거웠었다.
하지만 단어 하나가 둘이 되고, 셋이 되고.. 그리고 간단한 문장을 만들고..
그렇게 엉터리 같던 문장이 제대로 된 문법과 표현력을 갖춘 한 문장으로 완성되어지던 그 날,
얼마나 뿌듯하고 신났던지!
그 때는 참 그렇게 힘들게 시작했었는데..

이번에 좋은 기회를 통해 투리북스에서 출판한 [틀려도 좋아! 나만의 중국어 다이어리]를 만나게 되었다.
처음 손에 잡는 순간 15x21cm 사이즈부터 마음에 들었다.
다이어리 형식으로는 딱 좋은 사이즈다. 특히! 가로 길이가 넉넉해서 좋다.
깜찍한 글씨체와 포인트는 시선을 즐겁게 하기에 부족함이 없다.
너무 화려했더라면 보기에 많이 산만했을 것 같은데 적당한 그림 삽입과 한 톤 낮춘 채도의 색감이
눈에 안정감을 준다.

STEP 별로 학습을 진행할 수 있도록 한 것도 역시 마음에 든다.
STEP1에서는 그야말로 기초적인 간략 문장과 단어, 그리고 기본이 되는 어법 연습으로
한꺼번에 많은 문장과 어법으로 치여 지치게 만드는 게 아닌,
하루 하루 부담없이 일상생활 속 용어들을 익힐 수 있게 하였다.
STEP2에서는 하루일과, 다이어트, 블로그, 학교생활, 직장생활, 패션 등
카테고리별로 좀 더 긴 문장과 구체적인 생활용어들로 채웠다.
'다섯 줄 일기'에서 정말 다섯줄을 다 써야 했다면 손대기도 쉽지 않았을 텐데
처음과 중간중간이 중국어로 되어 있고, 그 사이 사이를 작문하여 채우도록 하여
한 문장에서 여러 문장으로 작문해야 하는 중압감에서 다소 부담을 줄일 수 있도록 한
배려가 보이는 부분이다.
좀 더 구체적이고 한 층 업그레이드 된 STEP2의 문장과 어법을 익혔다면
그 다음 STEP3에서는? 
그 동안 쌓아온 내공을 가지고 좀 더 긴 일기를 쓸 수 있는 공간이 마련된다.
바로 옆에는 흔히 발생할 수 있는 오류들을 빨간펜(?)의 도움으로 첨삭하여
좀 더 확실히 깨달을 수 있도록 하였다.
STEP4는 그야말로 tip이다.
이런 표현까지 쓸 수 있으면 좋겠지만 자신의 일기에 맞는 나만의 tip을 만들어 보는 것도
재미있을 것 같다.
단어 하나, 성어 하나, 명언 한 구절을 만나고 익힐 때마다 기록하여 나만의 사전을 만들었던 것처럼..

새해가 되면 작심삼일 일지언정 목표를 세우듯 항상 새 다이어리를 샀다.
처음엔 나름 꼼꼼하게도 써 보고, 이리저리 스티커를 붙여가며 이쁘게 꾸며도 보지만
결국 얼마 가지 않아 방 한 구석에 버려놨던 기억들이 있다.

한참이 지나긴 했지만 [틀려도 좋아! 나만의 중국어 다이러리]를 보면서
나만의 워크북을 만들기로 했다. 
방 한구석에 버려놨던 다이어리를 다시 꺼내 들고 거기에 이 책을 모태로
나만의 중국어 다이어리를 만들어 보려 한다.

욕심 부리지 않고, 처음에 간단한 한 문장부터..
그렇게 나의 월간 스케줄, 주간 스케줄, 그리고 메모장을 채워가려 한다.

[틀려도 좋아! 나만의 중국어 다이어리] 이 책은 중국어를 전공으로 하지 않는
독자들에게도 아주 유용할 것 같다.
홀로 싸우고 있는 이들에게 든든한 파트너가 되어 줄 아주 믿음직한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