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음악이야기, 특히 첼로나 바이올린과 같은 악기들을 연주하는 소년의 이야기라는 알았을 때 나는 은연 중에 "노다메 칸타빌레"를 떠올렸다. 이미 동명의 영화와 드라마로 제작되어 크게 히트한 이 만화는 피아노를 전공하는 노다메와 바이올린을 하다 지휘를 하게되는 치아카의 이야기. 그래서 <배를 타라>도 코믹함이 가미된 음악학교 이야기일까 하는 기대로 읽기 시작했다. 그러나 주인공은 내 기준에서는 잘난체 하는, 자의식 과잉인 부잣집 소년. 예고에서 떨어져 일반 학교의 음악과로 들어가 용의 꼬리가 되느니 뱀의 머리가 되겠다며 살아가는 소년이었다. 그래서 처음 도입부는 참 느리게 읽혔다. 소년을 어느 정도 봐온 다음 이런저런 음악과의 학생들이 등장하고 이런저런 연주곡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고, 그들이 오케스트라를 만들고 나자 꽤 재미있게 읽고 있는 내 자신을 발견했다. 몇몇 음악들은 심지어 듣고싶어지기까지 했다.

  띠지에 "모든 것을 망쳐버린 나의 이야기"라는 문구가 있고, 뒷표지에는 "나는 미끄럼틀 같은 운명의 내리막길을 굴러 아래에 있던 사람들을 들이받는다"라는 문구가 있는 것을 보니 주인공이 뭔가 다름 사람들에게 폐를 끼칠 것 같긴 한데 상권까지는 아직 큰 사건이 일어나지 않아 잘 모르겠다. 어떻게 이야기가 풀려나갈 지 하권을 마저 읽어봐야겠지만, 부유한 음악가 집안에서 태어나 첼로를 전공한 주인공과는 달리 부유하지 않은 집안에서 돈이 많이 드는 바이올린을 하는 미나미가 뭔가 키워드를 쥐고 있을 듯한 느낌이다.

 

  전혀 다른 이야기인데, 띠지에는 이 소설의 주제곡을 들을 수 있는 QR코드도 붙어있다. 출판사에서 꽤 세세한 부분까지 신경 썼구나 싶다. 나머지 책 이야기는 하권을 읽고 계속-

 

씨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