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쇄 살인사건에는 늘 모방범죄와 우연찮은 사건들이 끼어든다. 범죄 심리 스릴러물을 좀 봤다 하는 사람이라면 이 소설 속의 연쇄 살인사건들이 좀 뒤죽박죽이고, 등장인물의 수나 역할에서 적어도 한 가지 이상의 사건이 맞물려져 있다는 것을 추측할 것이다. <살인자의 편지>는 편지를 보내는 연쇄 살인마만을 등장시키기에는 뭔가 등장하는 인물도 많고 그 역할도 다양했다. CSI를 비롯한 형사물과 범죄 심리 스릴러물을 좋아하는 내 눈에는 적어도 그랬다. 뭔가 한 가지 사건이라는 느낌이 영 들지 않았다. 연속해서 벌어진 사건들은 교수형매듭을 사용해 처형하듯 살해했다는 것과 그들이 뭔가 잘못을 저질렀다는 것 말고는 공통점과 차이점이 고루 존재했다.

  그래서 결말으로 치닫을 때 역시나 하면서도 또한 결말이 마음에 들지 않는 것이 범인을 반전처럼 등장시킨 탓에 급한 마무리를 했다는 느낌이다. 범인이 잡힌 다음 범인의 말처럼 뭔가 더 범인과 경찰 사이의 줄다리기가 필요했다. 또한 또 하나의 사건이 드러날 때 또 하나의 사건은 좀 더 개연성이 있어야 했다. 필요한 것이 더 있는데 보여지지 않은 느낌. 혹은 생략된 느낌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꽤 재미있게 읽었다. 영화로 만들기에는 좀 부족한 느낌이 들지만 여타 다른 사건을 두어 개 더 삽입해 TV시리즈물로 만들면 어떨까 생각해보기도 했다. 물론 공중파에서는 방송이 어려울 테니 케이블TV에서 방송해야겠지. 그렇게 한 10부작 정도의 시리즈물로 만들어 개개의 캐릭터에 힘을 좀 더 실어주면 좋을 것 같다. 소설 속에서는 꽤나 애써 만든 캐릭터들이 많은 생략이 된 것 같아 아쉽다.

 

씨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