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로몬의 위증 1
블랙펜 클럽

미야베 미유키 지음
문학동네

1권 사건  편보다 2권 결의  3권 결의 를 먼저 읽은 탓에 스토리는 대충 파악을 하고는 있었지만 3권을 읽은 후에 몇주가 흐르면서 이 어찌할 수 없는 뇌의 용량 때문인지, 워낙 등장인물이 많아서인지, 아니면 일본 이름이 성도 길고 이름도 긴 데다가 어떤 때는 성으로 지칭하고 어떤 경우에는 이름으로 불러서인지 아무튼 누가누구인지 다소 헷갈려서 혼란스러웠다.

크리스마스 이브 밤에 학교 옥상에서 떨어져 사망한 가시와기 다쿠야의 사건을 시작으로 해서, 평소 오이데 슌지와 그의 떨거지들인 하시다 유타로와 이구치 미쓰루 삼인조 불량학생 들에게 외모의 문제, 즉 여드름이 심각하다는 이유로 수모를 당한 경험이 있는 미야케 주리는 아사이 마쓰코를 끌어들여 이 삼인조 불량학생들에게 가시와기 다쿠야가 살해당한 거라는 고발장을 작성하여 우편으로 쓰자키 교장 선생님과 담임인 모리우치 에미코 선생님과 반장인 후지노 료코에게 보내게 된 것이다. 작가가 9년이라는 긴 시간에 걸쳐 이 작품을 썼다고 할 만큼 방대한 분량과 등장인물도 다양하고 그저 한 학생의 자살 문제 뿐이 아니라, 담임 교사의 주변인물, 그리고 청소년 문제를 다루는 방송인과 불량학생의 무분별한 부모, 자살 학생의 가정 내의 문제, 주변 친구들의 사연 등을 엮어서 사회 전반에 걸친 다양한 문제들을 다루고 있기 때문에 전개가 끝이 없이 펼쳐질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이 소설을 노다 겐이치라는 소심한 한 학생의 시점으로 풀어가고 있는데, 2권과 3권에서는 노다 겐이치의 가정문제, 그가 저지르려고 했던 범죄가 무엇인지를 알 수가 없어서 답답하고 별로 중요한 문제는 아니지만 내내 그 진실이 궁금했었다. 그리고 또한 후지노 료코와의 인연... 어떤 식의 범죄를 꿈꾸었으며, 어떻게 해결이 된 것인지 알게 되어 궁금증이 풀리니 속시원하기까지 했다. 2권과 3권을 읽을 때는 결론을 모른 채, 진실이 무엇일까를 찾아가면서 읽는 것도 나쁘지 않았고, 진실(결말)을 알면서 역으로 되짚어가면서 읽는 것도 좋았다.

이런 세세한 내용들을 모른 채 결말만을 제대로 이해하기가 쉽지 않아서 답답한 면이 있었는데, 이렇게 풀어가면서 읽어나가는 것도 그리 나쁘지 않은 방법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말하자면, 발상의 전환을 하면 순서에 어긋나게 읽어내는 것도 나름 방법일 수 있구나 하는 느낌이라고 할까? 더 나은 법이라고 할 수는 없지만...

뒤의 후속편을 먼저 읽고 1권을 읽으니 결말을 다 알고 있어서 마음 편하게 졸이지 않고 읽을 수 있는 점은 좋았다. 물론 자살과, 사고의 연속이기는 하지만, 그래도 사건이 모두 원만하게 해결되고, 또한 노다 겐이치가 무난하게 대학에 진학하고, 교사로 다시 제3중학교로 교편을 잡아 돌아오게 된다는 사실을 알고 있어서 다행이라는 마음으로 읽을 수가 있었다. 이로써, 진정한 미미월드에 진입할 수 있게 된 것일까? ㅎㅎㅎ

2013.10.17.  두뽀사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