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서점 인터파크도서

거의 사백페이지가 다 되는 긴 책을 다 읽었다. 책을 다 읽자마자 인터넷으로
동영상부터 찾아봤다. 우리나라에서는 공중파에서 나온 내용도 동영상으로
쉽게 볼 수 있는데 미국의 60 Minutes은 NBC방송사에서 DVD로 판매까지
한다고 하며 2분여의 짧은 동영상 밖에 볼 수 없었다. 확실히 렉스는 피아노
앞에서 다른 연주자와 자유로운 주고 받기가 가능했고, 밝고 명랑해 보였다.
표지 사진속의 렉스는 확실히 잘 생기고 마치 앞이 보이는 것 같은 모습이었
지만, 동영상으로 보니, 확실히 앞이 보이지 않는 아이였다.

캐슬린 루이스, 렉스의 엄마인 그녀가 얼마나 힘든 과정을 겪으면서 렉스를
키워왔는지 보여주는 책이다. 책이 길기도 길지만 앞부분이 잘 안 넘어갔다.
렉스의 출산, 시신경 형성부전, 중격시신신경형성장애라는 상당히 어려운
병들을 겪으면서 엄마가 느꼈을 좌절과 아이의 고통을 두 아이의 엄마인
나로서도 읽는 내내 가슴 아팠다. 그래서인지 책이 수월하지 않았다. 아울러
장애아를 둔 대부분의 가정에서처럼 캐슬린 역시 이혼을 겪는다.

하지만 소리에 예민한 렉스가 모짜르트 음악을 통해 안정을 되찾고 피아노에
빠져들면서 천재성을 나타내는 부분부터는 책이 수월하게 넘어갔다. 서번트
신드롬(Savant-석학이라는 뜻)이 뭔지 제대로 알게 되었다. 앞을 못 보고,
자폐 증세까지 있지만 동시에 음악적 천재성을 갖고있는 렉스는 이 서번트
신드롬으로 설명될 수 있었다.

최근 침체기를 겪고 있지만 미국이니까 가능한 다양한 장애아 지원프로
그램이 한없이 부럽기만 했다. IDEA(Individals with Disabilities Education
Act)법이 있어서 정부에서 온갖 혜택과 지원을 받을 수 있고, 캐슬린이
렉스의 교육을 위해 관련자들(담임선생님, 교장선생님, 심리학자, 시각
장애자 담당자, 운동성 전문가, 작업치료사, 적응력 강화를 위한 체육수업
담당자, 언어치료사, 전담보조자)을 모두 모아서 회의를 하는 모습은

정말이지 멋지고 부러웠다.

톰 설리번이 했던 "골프는 워터 해저드나 모래벙커를 한번도 본 적이 없는
사람에게 더 유리하다"는 말과, 캐서린이 책에서 내내 말했던 종교적 신념인
"눈으로 걷지 말고 믿음으로 걸어라"는 말이 가장 가슴에 남는다.

렉스, 서번트신드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