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카엘은 갈수록 천사들에게 도움을 청하는 사람들이 점점 줄어들고 있다고 말한다.……이 책이 쓰인 이유는 천사들이 우리 곁에서 걷고 있다는 것, 그들이 늘 그곳에 있다는 것, 우리는 단지 손을 뻗어 그들이 우리를 도울 수 있게 하면 된다는 것을 사람들이 깨달을 수 있도록 하기 위함이다. 그것은 그만큼 간단한 일이다.』

이 책을 읽는 동안 문득 문득 한국영화 ‘헬로우 고스트’가 생각났다.

특히 주인공이 살면서 혼자라고 생각했던 순간들 속에는 늘 영혼들이 그를 보호하며 함께 있었음을 말해주던 장면이 떠오른다. 우리는 그 장면에서 이성적으로 절대 납득할 수 없는 상황임을 알면서도 저절로 가슴 찡한 울림을 전해 듣기도.

이 책도 마찬가지다.

실화라고 생각하며 읽기 보다는 그냥 판타지 소설을 읽는다, 생각하며 마주하는 것이 어쩌면 더 속 편할 것이다. 솔직히 나도 그랬으니까. 그런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신기하게 내 삶 에서 겪었던 어떤 경험들 속에도 천사의 도움이 녹아 있었을지 모르겠다는 생각을 현실적으로 하게 만든다. 이 책을 번역한 이가 자신의 경험을 토로했던 것처럼.

그런데 그 도움이라는 것이 뭘까.

가볍게는 그저 내게 필요한 것을 준다는 의미가 되겠지만, 크게는 운명과 같이 느껴지는 큰일을 준비토록 하거나 극복하거나 피하도록 한다는 의미가 된다.

이 책에서 그런 증거는 어릴 때부터 지적 장애가 있다는 편견 속에 자란 저자의 삶에서 쉽게 찾게 된다. 누구든 그런 편견 속에 자란다는 것이 쉽지 않을 텐데, 그녀의 삶 속에 서린 그 운명을 천사들은 그녀가 잘 받아들일 수 있도록 옆에서 친구이자 선생님과 같은 역할을 맡아 도움을 준다.

그런데 이 책을 읽으면서 누구나 생각할 수 있는 것이 저자의 삶이 참 힘들었다는 것이다.

미래에 어떤 일이 벌어질지 미리 알았으면서도 결국 피하지 않고 만나 결혼한 남편도 그렇고, 그녀가 겪은 가난도 그렇다.(저자는 자신의 영적 능력을 상업적으로 이용하지 않은 듯 하다. 그러나 이젠 이 책의 성공으로 인해 이제는 더 이상 그녀가 가난하지 않으리라 상상을 해 본다.)

이것을 보면 천사들에게 도움 좀 제대로 줘라! 라고 말하고 싶을 정도다.

하지만 그것을 잘 살펴보면 천사들이 주는 대부분의 도움은 상대가 무언가를 잘 인내하고 극복하게 만든다는 점이다. 특히 천사들이 절대로 건드릴 수 없는 천명과 같은 반드시 거쳐야 할 과정(운명)에 임해야 할 때는.

여기에 한 가지 더 덧붙이자면, 때때로 직접적이기도 있지만 천사들은 명확함보다는 마치 힌트와 같은 말들로 우리에게 도움을 준다는 점이다. 천사를 만나 이야기까지 나눈다는 그녀도 그런 점에선 어쩌다 짜증이 나는데, 그녀와 같지 않은 우리에겐 그것이 얼마나 답답한 문제인가.

물론 천사들도 도움을 주려는 자신들의 충고를 상대방이 귀담아 듣지 않는 것을 볼 때 큰 안타까움을 느낀다. 예를 들자면 그것은 (내 생각이지만) 우리가 기가민가 하다가 잘못 생각해 실수를 저지르거나, 잘못임을 혹은 아닌 것을 알면서도 욕심이나 감정에 의해 그 쪽으로 움직일 때 일 것이다. 하지만 그것이 내게는 천사들이 우리가 가진 선택의 자유를 끝까지 보장하는 것으로 보였다. 특히 자유가 곧 사랑이라는 말을 생각해 본다면 여기에 담긴 의미는 분명 적지 않다.

이 책을 간단히 보자면, 수호천사처럼 우리 모두는 그러한 누군가에게 늘 보호를 받으니, 외로워하지 말고 거기에서 힘을 얻어 열심히 삶을 살라는 메시지로 해석할 수 있겠다.

그러나 더 깊게는 그것이 어떤 일이든 우리가 우리의 삶을 받아들이는 방식에 관한 지혜를 배운다는 의미 또한 될 수 있을 것이다. 더불어 이것은 우리가 남에게 도움을 주는 방식에 관한 것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