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르나르 올리비에는 62세이던 1999년부터 2002년까지 매년 봄부터 가을까지 1만2천킬로미터에 달하는 실크로드를 홀로 걸어서 여행하였다. 그리고 그 여행기를 <<나는 걷는다>>라는 전 3권으로 된 책으로 발간하였다.

물론 그의 길고도 먼 여행기에 대하여 프랑스 언론은 뜨거운 관심과 찬사를 보냈다고 한다.

그리고 독자들로부터 여행에 관한 책인데 사진이나 그림이 남아 있지 않아 생생함을 느낄수 없었다는 성화에 못이겨 4년간 걸었던 그 길을 다시 자동차를 이용해 다녀온 여행기 바로 <<베르나르 올리비에 여행>>이 탄생한 것이다.

이번에는 수채화가 프랑스와 데르모를 동행하고 가이드를 고용해 가면서 여행을 하게 된다.

터키에서 출발해 중국 시안까지 비록 자동차를 이요해 전에 다녀온 길을 재탐방하는 것이지만 베르나르 올리비에의 친절한 글과 프랑스와의 아름다운 수채화가 곁들여 있어 독자로 하여금 그가 다녀온 길을 마음껏 상상할 수가 있었다.

 

여행을 한다고 하면 먼저 가슴부터 설렌다.

그리고 내가 가보지 못한 곳을 여행하고 남긴 여행기를 볼때면 나도 언젠가는 그곳에 한 번 가보고 싶은 충동에 나름대로 계획을 세워보기도 한다. 비록 직장에 얽메인 몸이라 퇴직하기전에는 엄두도 못낼 곳이 많기는 하지만...

여행에 관련된 책을 볼때는 항상 지도로 그 위치를 살펴보고 저자가 다녀간 길을 상상속으로 뒤따라가면서 보는 재미가 아주 좋다. 그렇게 여행기를 읽어야 책과 그리고 저자와 한몸이 되고 저자의 여행 당시 모습을 그려볼 수 있기 때문이다.

 

베르나르 올리비에의 여행을 읽으면서 그가 지나온 나라의 국민성을 대략 느낄 수 있었다.

터키에서부터 이란, 투르크메니스탄, 우즈베키스탄, 키르기스스탄 등의 사람들은 저자를 오래된 친구처럼 반갑게 맞아주고 서로 자기집에서 묵게 하려고 다투는 모습까지 보이고 손님을 위해 모든 정성을 다하는 모습을 보게 되는데 우리나라의 옛모습을 보는 것 같았다. 그러나 마지막 여행지인 중국에서는 여행객을 속이고 바가지 씌우는 모습이 저자에게도 비춰진 것을 보면 예로부터 전해 내려온 중국인의 습성이 이 책에서도 나타나 씁쓸함을 감출 수 없다.

 

도보여행때 만났던 친한 사람들을 다시 찾는 모습과 자동차를 이용한 여행길에서 다시 만나 반가워하는 모습을 보면 아직도 그들 나라의 국민성이 순수하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고, 그들의 역사를 거슬러 올라가 보면 몽골 등 이민족으로부터 끊임없는 침략으로 그들의 선조가 살던 도시는 파괴되었지만 아직도 그 자리에서 살아가고 있는 그 민족들의 착한 마음이 책 속에 고스란히 남아서 가슴속 깊이 전해져 온다. 기행문 또는 여행에 관한 책을 보려면 그 도시의 역사와 그민족의 삶과 애환을 느끼면서 읽어야 그 재미를 더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중앙아시아의 많은 민족들이 역사상 수많은 침략과 수난으로 점철된 역사지만 그래도 그들은 지금까지 살아 남았고 후손에게 물려줄 나라도 독립시켰으니까(구 소련으로부터 독립된 여러나라들처럼)

 

그리고 그 순수한 민족이 겪은 시련을 이제는 다시 겪지 않기를 바라고, 아직도 타민족의 지배를 받고 있는 민족들에게도 그들만의 나라가 세워지길 기대해 본다. 그리고 그들의 착한 마음씨가 계속 이어져 아름다운 이야기가 계속 남아서 전해지기를 바란다.

 

실크로드, 도보여행, 페르시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