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 소설들의 결말이 항상 해피엔딩이면 얼마나 좋을까.

'그리하여 그들은 행복하게 잘 크고 잘 살았답니다' 하고 말이다.

 

질풍노도의 시기인 청소년시기엔 그냥 그 때를 살아가는 것만으로도 힘에 벅차다.

앞으로의 진로문제, 억압된 환경속에서 다 함께 몰아가는 교육현실, 표출할 곳 없는 스트레스.

모두가 대학을 가겠다는 목표에 던져진 외길만이 존재하는 듯한 울 아이들의 미래.

그냥 컬링은 컬링이라는 독특한 소재로 그 시기 아이들의 방황을 그리고 있다.

 

컬링...

정말 처음에 이 스포츠를 접했을때 픽~~하는 웃음과 저 스포츠 뭔가 폼이 안난다는 생각을 했다.

열심히 뛰어다니는 것도 아니고, 그저 우리들이 흔히 하던 알까기를 조금 더 큰 스톤으로 한다는 생각과

열심히 빗질을 해대는 모습이 좀 우스꽝스럽게도 보였었다.

하지만 이들에게 컬링은 어쩜 희망이였는지도 모르겠다.

어찌할 수 없는 현실속에서 벗어날 수 있었던 유일한 시간.

왜 하냐고 물으면 그.냥. 이라고 대답하는 아이들에게서 뭔가 짠함이 느껴진다.

 

무책임한 부모밑에 빚만 지고 버려진 강산과 동생들.

며르치라는 별명을 가진 강산의 단짝 서인용.

어느날 갑자기 컬링선수로 며르치에게 눈도장 찍혀버린 나 차을하.

제2의 연아를 꿈꾸는 피켜스케이팅선수 연화.

 

슬럼프를 겪던 연화와 컬링대회를 준비하던 세 아이들의 현실과 부딪히면서 겪는 시련의 이야기다.

특히 강산에게 닥친 시련은 강자에겐 당해낼 수 없는 약자의 모습을 보여주는 것 같아 마음 아프다.

정말 이 아이들이 꿈도 이루고 모두 멋있게 성장해 옛날을 웃으며 얘기하면 좋겠다.

읽는 내내 유쾌했던 하지만 마지막엔 분노가 생겼던 재미있고 멋진 녀석들의 이야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