젠틀맨 & 플레이어는 크리켓경기에서 유래한다. 2차 대전 이전의 영국 정상급 크리켓경기에서는 경기자들을 '젠틀맨'과 '플레이어'로 구분했는데, 젠틀맨은 보수없이 경기에 참가하는 유한계급의 아마추어 선수를 일컫는 말이고, 플레이어는 보수를 받고 뛰는 직업 선수를 치징한다.    p.376

 

이야기는 두명이 번갈아가며 1인칭 화법으로 나온다.

그래서 첨엔 누구를 이야기하는지 약간 혼란스럽기도 하다.

한명은 로이 휴버트 스트레이틀러인 64세로 고전학과 교수다.

그는 99학기를 세인트오즈월드 문법학교에서 보냈으며 100학기를 맞이했다.

또 다른 한명은 9살의 소년 스나이더로 그는 불우한 가정환경, 좋지 못한 학교에 다니면서 세인트오즈월드학교를 무한한 동경의 눈으로 바라본다.

이 두명의 화자가 번갈아 나오면서 혼란을 주기 때문에 앞부분은 다소 지루하게 느껴질 수 있지만 뒤로 갈수록 흥미진진해진다.

 

9살 소년이었던 나는 멋진 교복과 잘사는 아이들, 성지처럼 접근을 막는 펫말을 보며 세인트오즈월드학교에 대한 막연한 동경이 있었다.  그 학교의 수위로 있는 아빠에게서 열쇠를 훔쳐 학교를 드나들기 시작한다.

처음엔 그저 학교 담벼락에만, 그리고 아이들이 없는 운동장 가장자리를, 그러다가 소년은 교복을 훔치고, 체육대회에 참가하고, 반아이들과 사진을 찍는등 점점 대범해진다.

그리고 리언을 알게되면서 그는 정말 그 학교의 학생이 된 듯한 기분에 사로잡힌다.

세인트오즈월드 학교를 다니고, 모두를 속이면서 희열을 느끼던 소년은 리언의 죽음을 맞이하면서 학교에 대한 분노로 바뀌고 학교에 위장취업해 교사로 일하면서 중심부부터 무너뜨릴 계획을 세운다.

 

로이교수의 오랜 근무기간처럼 그의 눈은 예리하다.

학교에서 벌어지기 시작하는 이상한 징후들로 이상을 예감하지만 속수무책 당할 수 밖에 없다.

자신의 소지품이 사라지고, 수위의 부정행위, 교사들의 부적절한 행동에 대한 폭로등이 이어지면서 학교는 순식간에 혼란에 휩싸인다.  그 와중에도 예전의 사건을 떠올리며 명예를 중시하는 학교를 지키려한다.

 

이 책은 학교에 복수심을 불태우는 화자 '나'가 누구인지를 알아내는 것이 책을 이끄는 힘인 것 같다.

누구인지 이야기는 해주지 않고 과거의 사건들을 하나하나 소개하면서 드러나는 반전이 깜짝 놀라게 한다.

과거의 소년 '스나이더'가 현재의 누군지 추측해보는 것이 게임을 하듯 재미가 있는 소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