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으로 독특한 설정에 단숨에 읽게 만들어 버린 책이다.
덕분에 유럽에서 오는 비행기 안에서 피로감이 덜했던 고마운 책.
내가 좋아하는 작가 중의 하나이다.
미야베 미유키.
모방범을 통해서 이미 작가의 역량이 어느 정도인지 익히 알고 있었다.


서른 다섯살의 도둑. 
그의 아버지는 여러고객들에게서 정보를 수집하고 그 정보를 토대로 아들은 도둑질을 한다.
그 날도 아들은 아버지가 준 정보의 집을 털기 위해 들어가다 벼락을 맞고 쓰러진다.
그를 구출해 주는 이는 바로 옆집사는 쌍둥이 사토시와 타다시.
그들의 부모는 각각 다른 사람들과 바람이 나서 쌍둥이 둘이서만 집에서 지내고 있는 상황.
그런 상황에 도둑을 구해주고 얼토당토않는 요구를 한다.
바로 자신들의 아버지가 되어 달라는 것.
완전 코미디 같은 상황.
첨엔 얼빠진 바보같은 도둑의 이야기인가 했다.
하지만 단지 운이 안좋았을 뿐, 그는 유능한(?) 도둑임에는 틀림없다.
아버지가 되버린 도둑과 쌍둥이 아이들, 그렇게 세사람은 좋든 싫든 여러가지 상황들에 얽히면서 서로가 성장해 나간다.

장편이긴 하지만 작은 에피소드들의 모음집이다.
학부모회와 수업참관을 요구하는 아이들과의 이야기, 아이들이 각각 납치되어 사건을 해결하는 이야기, 
동네에서 발견된 의문의 시체 사건을 해결하는 이야기등...

시간이 지나면서 그는 아이들과 티격태격 싸우기도 하고, 아이들을 위험에서 구해주기도 하면서 진짜 아버지의 모습으로 바뀌어간다.

"부모가 없어도 아이들은 자라지만, 아이가 없으면 부모는 자라지 않아.  넌 훌륭히 성장하고 있는 것 같구나."

이 말이 너무나도 가슴에 와 닿았다.
아이를 키우고 부모가 되면서 부모의 마음을 이해하게 되고, 나 또한 한 인간으로 성장하고 있으니 말이다.
이렇게 부모와 아이는 서로에게 사랑을 주면서 더욱 성숙하고 성장하게 되나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