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가 호랑이가 되었다.

그리고 호랑이가 된 아버지를 찾아나선...나....!!!

 

중국 당나라 시대의 기담소설인 이경량의 <인호전>-촉망받던 젊은 선비가 자신의 무너진 자존심과 그로 인한 포악한 성질을 이기지 못해 오랑이로 변해 버린다는 이야기이다.-이 <인호전>을 번안하여 쓴 짧은 소설이 일본의 나카지마 아쓰시가 쓴 <산월기>라는 작품이며 일본교과서에도 실릴 정도로 유명한 작품이기도 한. 이 <산월기>에서 힌트를 얻어 태어난 소설이 바로 이 책, 야나기 코지의 <호랑이와 나>이다.

 

-아버지는 호랑이가 되었다. 어릴 때부터 그 말을 들으면서 자랐다. 아버지의 이름은 ’이징’이다. 그는 고향 농서에서 어릴 적부터 유명한 수재로, 고작 스무살의 나이에 과거시험에 합격했다고 한다.

 

과거시험에 합격하고 사모하던 아가씨를 아내로 맞이하고 첫 부임지인 강남땅에 도착한 아버지....그리고 다시 생활고에 허덕이다 지방 관리로 출장을 떠나셨는데...

"나리께서는,"

그렇게 아버지는 호랑이가 되었다. 그리고 그 사건이 일어난 후 십년 후. 열네살이 되어서 나도 아버지처럼 호랑이가 될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에 휩싸이다가 점점 호랑이가 되어가고 있는 자신의 모습을 발견하고는 호랑이가 된 아버지를 찾으러 떠난다. 그리고 영남땅에서 돌아오는 길에 호랑이가 된 아버지를 만났다는 원참 아저씨라는 친구분을 만나러 가고, 그리고 장안으로 다시 발길을 돌린다. 그리고 그 장안으로 향했던 발길에서 아버지의 흔적을 찾다가 그가 찾아가고 발견하게 된 중국이라는 나라...’황건적의 난’을 배경으로 씌어진 이 글을 읽으면서 얼마전에 읽었던 조선의 핏빛4대사화 중 ’기묘사화’를 떠올리게 됨은 중국의 서민이나 조선의 서민들의 삶이 모두가 하늘의 아들이라는 ’천자의 나라’를 잘못 해석하고 백성위에서 군림하고자 했던 모습들에서 공통점을 찾아본다.

 

박학하고 재주가 뛰어난 이징의 아들이 호랑이가 되어야만했던 아버지의 모습을 발견하게 되고 강남을 떠나 농서로 향하는 그 모습에서 아직은 다 털어내지 못한 그 무언가와 함께 무거운 마음이지만 그래도 호랑이가 된 아버지가 남긴 한시의 비밀을 제대로 풀어가는 아들의 모습이 듬직스러웠다.

 

언어의 마술사, 야나기 코지가 풀어놓는 한시의 매력을 느껴볼 수 있는 시간이 매력적이다.

 

 

호랑이와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