캘리포니아 영리더 메달 수상작인 양헤는 밤을 처음 봤을때는 어떤 책인지 전혀 감이 잡히지 않았습니다. 재미없어서 아이가 읽지 않으면 어쩌나 걱정이 좀 되기도 했어요. 요즘 좀 두껍고 이야기가 긴 책들을 좋아하기는 하는데 어떨지 모르겠네요. 아이는 책을 조금 보더니 "엄마, 이번 책은 주인공이 강아지야" 하면서 표지를 보여줍니다.

전 개털 알레르기가 있어서 30분만 같이 있으면 재채기, 콧물때문에 너무 힘들어합니다. 그런데 아이들은 개를 너무 좋아해요. 작은 강아지를 보면 귀여워서 어쩔 줄 모르고 겁이 많은 둘째 아이까지도 강아지를 무서워하면서도 만지고 싶고 밥을 주고 싶어하면서 강아지를 귀여워하고 예뻐합니다.

아이들이 개를 키운다고 하면 제가 항상 하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동물을 키운 다는 건 잠깐 생각할 게 아니라 그 동물의 인생을 책임져야 하는 것과 마찬가지라구요. 그 동물을 돌봐주고 사랑해주면서 끝까지 보살펴야 하는데 그걸 할 수 있겠는지 물어봅니다. 책임감을 갖아야 한다구요. 사정이 여의치 않아 결국 버려지는 동물들에 대해서 알려주기도 하지만.. 아이들은 그저 귀여운 강아지를 키우고 싶은 마음에 그냥 잘 키울 수 있다는 이야기만 합니다.

큰 아이에게 책을 읽어보게 했습니다. 목장에 살고 있던 잭은 엄마 아빠와 살던 목장에서 떠나와 낯선 곳으로 가게 됩니다. 잭의 이야기를 읽으면서 아이에게 잭의 모습을 보면서 어떤 걸 느꼈는지 물어봤어요.

아이는 자신이 사람인게 참 좋다고 하네요. 잭이 갑자기 설명도 듣지 못한 채 낯선 곳에 가게 되고 또 낯선 사람이 주인이 되고 그곳을 도망쳐 나오고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찾게 되는 모든 과정이 개이기 때문에 겪었다고 생각하더라구요.

아이에게 개를 사랑하는 마음을 잘 알지만 사랑에는 책임이 필요하다는 것을 다시 한 번 알려줬어요. 생각보다 철학적인 의미를 알려주는 재미있는 책이네요.

우리 아이의 정서도 부쩍 커졌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