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모임에서 추천한 책이라 고인이 된 신영복 교수의 '강의'라는 책을 읽게 되었다.

방대하고 묵직한 내용이라 사실 개인적으로는 읽지 않았었는데 이렇게라도 손에 잡게 되니 다행이라는 생각을 했다.

 

논어, 주역, 맹자, 법가, 노자, 장자 등 중국의 고전과 불교 등 동양의 고전을 한바탕 쭉 훑어보는 내용인데 학생들한테 강의한 내용이라 '강의'라는 제목이 붙은 모양이다.

그런데 내가 지식이 짧아서인지 집에서 한번 읽고 함께 다시 읽는데도 내용이 머리에 잘 들어오지 않는다.

아니 이런 진지하고 심각한 내용이 책 한번 쓰윽 훑어보았다고 머리에 들어온다면 그게 도리어 이상한 일 아닌가.

그런데 학생들은 어떻게 이런 강의를 들었을까?

 

책에 나오는 한자를 찾으면서 오랜만에 공부하는 느낌이 든 것도 새롭다.

어떻게 찾았건 모르는 걸 찾으면서 책을 보면 아무래도 기억이 오래 가겠지.

책을 보면서 그나마 알던 한자도 많이 잊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었다.

시간을 내어 한자 공부를 해야 하지 않을까 심각하게 생각했다.

 

저자가 시국 사건으로 오랜 세월 囹圄의 몸이었기 때문일까?

그 안에서 책을 많이 읽어서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그렇게 된 것인지 아니면 의도적인 것인지 책에 사용된 단어가 몹시 어렵다.

뜻이 통하지 않는 것은 아니지만 굳이 그런 단어를 썼을까 책을 읽으면서 고개를 갸우뚱했다.

어찌 되었든 走馬看山격이어도 논어에서부터 동양 고전을 한번 一瞥한 것에 만족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