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범신의 소설 '소금'을 읽었다.

작가가 ' 은교', '비즈니스'와 더불어 자본주의의 욕망을 비판하는 소설 3부작이라고 일컫는 작품이다.

 

읽고 나서 한동안 생각을 하게 된다.

과연 우리는 올바로 살고 있는 것일까?

소설에서처럼 극단적이지는 않더라도 누구나 소비문화에 길들어져 있는 자신을 부정하지는 못할 것이다.

어쩌다 우리가 이 지경까지 왔을까?

아무리 벌어도 소비를 따라갈 수 없었다는 선명우의 독백이 가슴 아프다.

누구 한 사람의 잘못은 아닐 것이다.

정말 현대는 술 권하는 사회가 아니라 소비 권하는 사회가 된 듯하다.

 

그런 현실에 지쳐 주인공 선명우는 직장을 팽개치고 가족을 나 몰라라 하고

우연히 만난, 피 한 방울 섞이지 않은 사람들과 제2의 가족을 이루어 유랑길에 오른다.

그러는 과정에서 자신의 목숨을 시시각각 위협했던 췌장암에서 벗어나고

중학교 시절 자신을 구해 주었던 첫사랑 여인이 머물던 가까운 곳에 거처를 마련한 후

선친이 하던 염부의 길을 간다.

 

소금이라...

선명우가 우연이지만 가출을 선택한 것은 트럭 행상에 실린 소금포대를 보고 나서였다.

자신을 뒷바라지하기 위해 염부로 일하다 염전에서 생을 마감한 아버지를 떠올리며

그는 제대로 된 소금을 만들기 위해 땀흘린다.

그러는 과정에서 몸은 물론 마음까지 치유되는 경험을 한다.

 

성경에 이런 구절이 있다.

'너희는 세상에 빛과 소금이 되라.'

소금과 같이 생명을 살리고 썩지 않게 하는 존재.

얼마나 소중한 존재인가.

다시 한번 욕망이 아니라 소금 같은 삶을 생각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