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을 읽는 동안 잠시도 눈을 뗄 수 없었다.

그러면서도 가슴이 시리고, 아프고, 가엾고...

 

송은일의 작품을 오래 전에 본 적이 있다.

그때도 꽤 강렬한 기억이 남아 있었다.

작가의 이름을 보았을 때 주저없이 책을 선택할 만큼 인상적이었다고나 할까.

 

책을 읽는 동안 주인공과 감정이입이 잘 된다.

그것이 작가의 능력이겠지.

 

주인공은 7년 동안 아이를 낳지 못해 이혼한 이난주라는 여인.

쌍둥이였는데 쌍둥이 언니는 학교 선생한테 성폭행을 당하고 사고로 목숨을 잃었다.

그런 쌍둥이 언니가 사는 동안 환영처럼 나타나는데

다행히 친구 김단성이 난주에게는 언니이고, 친구이고, 어머니 같은 존재이다.

이 책에서의 소울 메이트가 바로 이난주와 김단성.

가족보다 더 끈끈한 친구 관계가 있으니 바로 이들일 것이다.

 

한 사람은 늘 스스로 상처를 입히며 괴로워하고 자신감이 부족한 사람인데 반해

입양된 것을 알면서도 김단성은 적극적이고 과단성있게 무슨 일을 밀어부치는 사람이다.

그런 면에서 서로 부족한 면을 채워준다고나 할까.

보통 비슷한 사람이 친구가 되기 쉬운데 이 경우는 반대이다.

 

한 사람의 노력만으로 우정이 유지될 수는 없다.

어떤 인간관계이든 일방적일 수는 없으므로.

소설의 구성이야 어떻든

내면의 상처를 가진 서로를 보듬으면서 행복한 결말이 되기를 바랐는데

행복을 찾아나선 이난주가 뼛가루가 되어 돌아오고

김단성은 물려받은 땅에 여럿이 어울려 살아갈 공동체를 만드는 것으로 소설은 끝이 난다.

 

사랑은 죄가 아니다.

어릴 적에 사랑받지 못하고 산 이난주가 아프게 내뱉는 말이다.

가슴이 찡하다.

누가 돌을 던지며 그런 여인을 비난할 수 있을까.

책을 읽고 난 후 상처 입은 새 한 마리를 가슴에 품은 느낌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