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안 중국 작가 '위화'의 작품을 찾아 읽었는데

이번에 새로운 작가의 작품을 읽었다.

이 책도 역시 흡인력이 좋은데다가 중국 서민들의 삶을 잘 표현하고 있어서

때로 푸훗 웃음 짓고 때로는 가슴이 찡 했다.

 

 제목이 '맨발의 완선생'이다.

중국은 사회주의 국가여서 한때 국가에서 직업을 정해 주었단다.

작가 위화도 치과 의사 아니 발치사로 일했던 경험이 작품 속에 녹아 있는데

'맨발의 완선생'에 나오는 완선생 역시 자신의 의도와는 다르게 의사 노릇을 하게 되는 인물이다.

아버지가 의사 출신이지만 건강상 이유로 환자를 돌보지 못하게 되자

잠깐 병원에서 실습처럼 의사의 일을 배우고는 의사가 된 것이다.

본인은 그것이 못내 불안해서 그만두려고 하지만 세상 일이 마음대로 되지 않는다.

 

 게다가 모질지 못해 사는 동안 내내 이 사람 저 사람에게 휘둘리면서 의사였다가

다시 농부가 되었다가...

그렇지만 마을 사람들은 몸에 이상이 생기면 늘 마음으로 환자를 돌보는 완선생을 찾는다.

의술보다 더한 것이 바로 사람들을 대하는 태도 아닐까 싶은 생각이 드는 대목이다.

 

 책장을 넘기면서 완선생과 함께 나이 들어 가다 보면 나도 어느 새 완선생 비슷한 사람이 되어 있는 것 같다.

주변 사람들의 일에 나 몰라라 하지 못해 어쩔 수 없이 총대를 메게 되는 완선생.

우스꽝스러운 일이 많이 발생하지만 한동안 중국 사람들이 사는 모습을 들여다보는 맛도 쏠쏠하다.

서민들을 따스한 시선으로 보듬는 작가의 눈빛이 느껴지는 작품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