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작가 위화의 작품을 찾아 읽기로 했다.

위화에 푹 빠졌다고나 할까.

多作 작가가 아닌 것이 다행이라고 해야 하나?

 

 다른 작품에도 그렇지만  

이 작품 '내게는이름이 없다'에는 특히 소시민이 등장한다.

자기 이름이 없다는 것은 어떻게 보면 정체성이 없다는 말에 다름 아닐까.

이름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부르는 사람마다 다른 이름은 엄밀히 말해 제대로 된 이름이 아니다.

우리는 때로 어릴 적 친구들이 장난으로 부르는 별명에도 상처를 받는다.

그런데 성인임에도 불구하고 주변 사람들이 생각나는 대로 자신을 부른다는 것은

자신을 무시하는 것이나 다름이 없다.

그런 것을 참고 넘길 수밖에 없는 인물, 비슷한 인물들.

위화의 시선이 머무는 곳에 그런 인물들이 있다.

 

 하지만 그들은 슬프거나 비참한 것 같지는 않다.

자기 나름대로의 일상을 그냥 그렇게 유지해 나간다.

그것이 또 위화 작품의 매력 아닐까 싶다.

어쩌면 대부분의 소시민이 자신에 대한 확고한 정체성 없이 평생을 사는지도 모른다.

그것이 사회주의의 통제된 국가라면 더욱 그럴 수 있겠지.

 

 위트와 풍자로 그런 인물들을 쓰다듬는 것 같은 작가의 시선이 따뜻하다.

루쉰의 '아Q'를 보는 것 같다고 하면 지나칠까?

앞으로 위화 작품 속의 인물이 어떻게 진화해 나갈지 지켜보아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