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은 제목에서도 알 수 있듯이 생태학적 관점에서 쓴 수필이다. 요즘 워낙 환경에 관심이 높고 환경론자를 자처하는 사람이 많아서 읽으면서 이미 다른 책에서 읽은 내용이라든가 상식적인 수준의 이야기도 많았다.

다만 자신의 일상적인 이야기와 더불어 솔직하게 전달을 하기 때문에 쉽사리 와 닿는 점이 인상적이었다.

 

 지난 번 '달과 팽이'에서도 나왔지만 천적이 꼭 필요하다는 이야기에서는 한 때 황소개구리를 퇴치하자고 국가적으로 나섰을 때의 이야기가 나온다.  필요하다고 수입할 때는 언제고 멀쩡한 개구리를 잡아서 시범으로 튀김을 만들어 먹는다거나 일부러 그것을 잡으러 팔을 걷어부친 모습이 지금 생각하면 우스꽝스럽기까지 하다. 황소개구리의 천적은 해오라기와 백로라던가. 무슨 일인지 모르지만 그 후로 시간이 흘렀고 황소개구리 문제는 쏙 들어갔다. 그리고 주변에서 볼 수가 없다. 무엇이든 억지로 하는 것보다 이렇게 자연적으로이루어지는 것이 좋다는 실례가 될 것이다.

 

 한때는 플라스틱이 각광을 받았다. 플리스틱은 가볍고 잘 깨지지 않아 다양한 곳에 쓰인다. 그런데 지금도 생활 곳곳에서 용도를 인정받는 플라스틱이 어느 때인가부터 천덕꾸러기로 전락했다. 바로 썩지 않는다는 사실 때문이다. 환경문제를 일으키는 것이다. 환경호르몬을 유발하고 용도를 다했을 때 썩지 않기 때문에 태우든 묻든 공해를 유발하는 것이다. 이런 사실을 볼 때 쓸모를 다하고 나면 자연으로 돌아가는것이 가장 바람직한 현상일 것이다.

 

  그런 면에서 나는 수목장이나 풍장도 눈여겨볼 만하다고 생각한다. 우리는 유교적인 풍속에 따라 매장을 선호한다. 많이 바뀌었다고 하나 지금도 마찬가지이고 화장을 하고도 유골을 함에 담아 거창한 묘석과 함께 납골당에 전시(?)한다. 그런 것이 무슨 의미가 있을까? 부모가 돌아가시고 난 뒤 묘를 잘 써서 덕을 보려는 생각도 한심하고, 그렇게 보여 효자인 척 하는 세태도 볼썽사나운 일이다. 자연에서 왔으니 자연으로 돌아가는것이 순리가 아닌가.

 

 이 책에서 가장 기억나는 것은 산업사회가 되면서 수요 위주의 경제에서 공급 위주의 경제로 변화되었다는 것이다. 그렇게 되면서 과소비를 조장하게 되어 물자가 낭비되고 쓰레기가 늘어나 환경 문제가 심각해졌다는 논리에 나는 절로 고개가 끄덕여졌다. 물질이 다가 아닌 만큼 다시 수요 위주의 경제로 돌아가자는 것이다. 물론 논리적으로 맞다고 하더라도 나 같은 문외한이 보더라도 불가능해 보인다.

 

 일례를 들면 우리 사회에  IT 산업 열풍이 불면서 어른 아이 할 것 없이 휴대전화를 들고 다닌다. 문명의 이기가 편리한 것은 사실이지만 꼭 필요하지 않은 사람까지도 가지고 다니도록 하는 광고나 굉장히 비싼 물건인데도 불구하고 3년을 쓰면 통화가 불가능하도록 만드는 정책이 과연 올바른 것인지 생각해 보아야 할 일이다. 돈도 못 벌면서 1년에 한번씩 휴대전화를 바꾸며 자라나는 청소년들이 올바른 경제 관념을 가질 수 있으리라고 기대하는 것은 무리가 아닐까. 국가 경제라는 큰 틀 때문에 무엇이 잘 하는 것이고 무엇이 잘못 되는 것인지 판단을 유보한 채 우리는 떠밀려가는 형국이다.

 

 세상이 빠르게 변하고 복잡해질수록 반대로 느리고 단순하게 살기를 고집하는 사람들이 있다. 그것이 행복으로 가는 지름길임을 우리는 알지만 막상 그것을 실천하는 것이 생각만큼 쉬운 일이 아님에랴. 나부터 욕심의 노예가 되지 말고 법정 스님이 주장하시는 '무소유'의 삶을 살기 위해 하나하나 집착의 끈을 놓는 연습을 해야 하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