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륙의 딸'이라는 책을 읽었다.

빼곡히 들어찬 글씨에도 불구하고 내용에 빠지면서 정신을 차릴 수 없었다.

 

이 책은 중국에서 출판이 금지된 논픽션이다.

그러고 보니 올해 중국에서 출판이 금지된 책을 두 번 읽는 셈이 된다.

위화가 중국을 비판하는 책도 출판이 금지되었다고 했었지.

아직도 장막 속에 갇혀 있는 중국의 모습을 보는 듯하다.

 

 우리는 우스갯소리로 중국 인구가 정확하게 얼마인지 모른다고 한다.

사실 중국에서는 어떤 통계든 믿을게 못 된단다.

의도적인 것이 아니라고 하더라도.

 

 책을 쓴 사람의 현재 국적은 영국일 것이다.

영국으로 유학을 가서 영국인과 결혼해서 영국에서 살고 있기 때문이다.

그나마 자신이 중국을 자유자재로 방문할 수 있는 것을 저자는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중국에 대한 나름대로의 애정이 있으므로 이런 글을 쓰고 싶지 않았을까.

외할머니에서 어머니를 거쳐 자신에 이르는 중국 여인의 고달프고 애달픈 인생사를 말이다.

 

 외할머니는 군벌 장군의 첩이었다가 장군이 죽음으로써 나이든 한의사와 재혼을 한다.

그러나 한의사즤 자식들이 반대를 하는 바람에 마음 고생을 많이 하게 된다.

어머니는 외할머니와 장군 사이에 낳은 딸인데 한의사였던 샤 선생의 사랑을 많이 받았으나

철저한 공산주의자와 결혼을 하고 자신도 공산주의자가 되지만 문화혁명을 거치며서

마오쩌둥의 혁명과 사상에 반기를 들게 된다.

그 사이에서 태어난 저자는 학창시절 마오쩌둥의 이념을 숭배하는 교육을 받지만

결국 부모가 핍박받는 모습과 자신이 하방되어 고생을 하면서 현실을 직시하게 되어

중국을 떠날 생각을 한다.

그리고 영국으로의 유학 생활이 가져다준 자유를 만끽하며

자신의 조국 중국이 변화하기를 바라는 마음에 이런 책을 썼을 것이다.

 

 책을 읽으며 생각해 보았다.

중국 지폐에는 돈의 액수와 상관없이 모두 마오쩌둥의 사진이 실려 있다.

그리고 마오쩌둥이 죽은 지 오래 되었는데 아직도 천안문 광장에는 마오쩌둥의 사진이 걸려 있다.

문화와는 아무 상관도 없는데 그가 일으킨 피의 혁명에 문화혁명이라는 이름을 붙였다.

이런 일들은 민주 사회에서는 생각할 수도 없는 참 기가 막힌 일이다.

그러니 중국은 확실히 별난 나라임에 틀림이 없다.

 

 어떤 시련에서든지 아무래도 약자인 여자들이 더욱 고통을 겪을 수밖에 없다.

저자도 그 와중에 자신의 부친이 공산당 고위 간부여서 많은 혜택을 받았다는 것을 인정한다.

그러면 다른 사람들은 어땠을까?

여러 책을 통해 문화혁명의 실상을 접했지만 픽션이 아니고 저자가 겪은 일이어서인지 그 느낌이 더 강하게 전해 온다.

정말 이웃 나라 중국이 변하는 모습을 여러 매체를 통해서 그리고 가끔 여행을 통해서 보면서

참 크고, 특별하고, 대단한 나라라는 생각이 든다.

어쩔 수 없이 시장경제를 선택했으므로 개방이 더욱 가속화되겠지.

이러 상황에서 자유를 억압하는데는 한계가 있다는 생각이 든다.

내 나라가 아니라고 하더라도 모든 사람들이 자유를 누리고 평화롭게 살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진한 감동으로 다가온 책 한 권이 나를 한동안 생각에 잠기게 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