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이 조금 긴 책을 읽었다.

물론 제목에서도 알 수 있듯이 다양하지만 깊이는 좀 떨어지는 내용이다.

역사, 음식문화, 과학, 영화, 카드, 스포츠 등 정말 여러 분야 이야기들이 들어 있다.

 책을 읽고 내용이 다 기억나면 얼마나 좋을까마는 숭숭 뜷린 구멍으로 빠져나가고 내가 기억하고 싶은 것,  내가 관심이 있는 분야 이야기만 생각난다.

 

 음식 관련 이야기 중에서 우리가 식사를 하루에 세 번 한 것은 불과 얼마 되지 않았다는 사실, 그리고 조선 시대 영조와 정조는 음식을 아끼기 위해

하루 두 끼를 먹었고 심지어 정조는 반찬이 서너 가지 이상 되면 담당자를 혼냈다는 것이 기억에 남는다. 요즘 같이 먹을 것이 흔해서 남아도는 세상에 임금이 솔선수범했다는 사실은 지도자에게 귀감이 될 만하다.

 

 또 하나 기억나는 것은 노예 해방을 했다고 알려진 링컨이 사실은 노예해방론자가 아니었고 북군이 승기를 잡자 노예해방 쪽으로 선회했다는 것이 새롭게 알게 된 사실이다. 그리고 장애를 극복한 인물로 알려져 대부분의 학생들이 전기문을 읽고 있는 헬렌켈러가 사회주의자였다는 사실에는 경악을 금할 수가 없었다. 역사는 거짓을 모르는데 역사학자가 거짓말을 한다고 했던가.

 

 재미로 기억할 것 하나, 절대로 미인이 아니었던 클레오파트라가 카이사르와 안토니우스를 쉽게 유혹할 수 있었던 것은 '백리향'이라고 알려진 '정향'을 혀 아래 넣고 입맞춤을 할 때 정신을 못 차리게 했다나?

 

 조선시대 과거를 볼 때에도 부정행위가 심했다는 것, 예전부터 남자들은 정력에 관심이 많아 그런 음식을 찾아 먹었다는 것, 화장실의 발전사, 목욕 문화 등등 참 골고루 자료를 수집했구나 싶다.

 

 아무튼 사람들이 모일 때 화제가 궁해서 딴데로 고개를 돌리는 일은 없겠다 싶다. 더구나 책이나 공연 등에 관한 이야기는 누구나 적당히 들어줄 수 있는 이야기이고 이 책에 쓰인 이야기는 무겁지 않아서 좋다. 잠깐 낄낄 할 수도 있고 조금(?) 잘난 척 할 수도 있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