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성의 증명'이라...

내가 언제 이런 책을 샀더라 고개를 갸우뚱 하면서 생각하니

서점에서 이벤트에 당첨되어 선물로 받은 것이었다.

제목도 강렬하고, 표지도 검은색과 빨강색을 사용해 아주 강렬했다.

 

책은 외딴 한 마을이 쑥대밭이 되도록 살인사건이 나는 것으로 시작된다.

그 마을에서 살아남은 사람은 오직 한 명 어린 여자아이이다.

도무지 증거와 단서를 찾을 수 없어서 미제로 종결될 것 같은 사건이 해결되는 데에는

끈질긴 형사 한 명의 노력이 숨어 있다.

물론 마지막에서 그 야성은 식물의 무름병을 일으키는 에르비니아균에 감염된 사람이 무자비한 살육을 저지르게 하는 것으로 나온다.

그 과정에서 작가는 자위대의 쓸데없는 살인기술 교육과 한 도시를 쥐고 흔드는 세력의 횡포 그리고 부정부패를 총체적으로 파헤친다.

그렇기 때문에 작가의 소설을 사회적 추리소설이라고 부르는지도 모르겠다.

 

사건이 전개되어가면서 유전자 관련 지식 뿐만 아니라 광물에 관한 지식 등 광범위한 지식이 동원된다.

그래서 독자가 더 작품에 빠져드는지도 모르겠다.

이 작품은 물론 허구이지만 만약 비슷한 일이 벌어진다면 사람들은 그 범인에 대해 어떤 생각을 갖게 될까?

동네 사람 모두를 죽인 사람은 살아남은 소녀의 아버지이지만

한때 자위대원이었고 죄의식 때문에 소녀를 맡아 기르던 아지사와가 그 죄를 모두 뒤집어쓰게 된다.

균의 영향으로 밝혀져 신경정신과 치료를 받기는 하지만.

 

사람들의 본성에는 과연 얼마만큼의 잔인함과 야성이 숨어 있을까?

가끔씩 보도되는 끔찍한 살인사건을 접하면서 인간이면 과연 그럴 수 있을까 고개를 흔들게 되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런 사건은 종종 발생하곤 한다.

결국 통제되지 않는 야성이 어떤 계기가 있을 때 분출되는 것 아닐까 싶다.

인간의 무서운 이유라고나 할까.

소설을 읽으면서 인간이라는 동물에 대해 생각해 본다.

성인들이 이야기했던 성선설이나 성악설에 대해서도.

그리고 작가의 증명 3부작 시리즈를 모두 읽어보고 싶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