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소에 우리 역사책을 비교적 자주 찾아 읽는 편인데 생각해 보니 학창시절 교과서를 제외하고

고대부터 현대까지 전부 다룬 책을 읽은 적은 없는 것 같다.

그래서 대충이기는 하지만 전체를 아우른 책을 한번 보아야겠다 생각했는데 눈에 띈 것이 바로 '하룻밤에 읽는 한국사'이다.

내가 책 읽는 속도가 느려서인지 아니면 늑장을 부려서인지 하룻밤에 읽기는 좀 무리인 것 같지만 그림과 사진, 도표까지 있어 내용 이해를 돕고 관심사를 꼭꼭 짚어주는 둥 읽을 만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게다가 누구도 쉽사리 손을 대기 어려운 현대사까지 간략하게나마 정리해 놓은 것을 보면서 저자의 집필 의도가 손에 잡힐 듯 싶었다.

 

 다른 책에서 접해서인지 대부분 아는 내용이었는데

눈길을 끄는 것은 발해가 생각보다 오래 존속되었다는 사실과 발해에는 매춘이 없었다는 이야기였다.

고구려를 전승했다고 발해인들이 생각했다는데 고구려에도 매춘은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단다.

이래저래 발해는 우리 역사 한 페이지를 자랑스럽게 차지할 나라였구나.

 

 또 하나 우리가 현대에도 재현하지 못 한다는 고려 상감청자 이야기이다.

전문가들이 분석해본 결과 상감청자에서는 인 성분이 검출된단다.

인은 동물의 뼈에 있는 성분이다 보니 혹시 좋은 도자기를 만들기 위해 사람의 뼈가 들어가지 않았을까 의구심을 갖는단다.

에밀레종이라고 부르는 봉덕사 신종에 그런 전설이 전해지는 것처럼 비슷한 전설도 있다고 하니 나도 자못 궁금해진다.

 

 현대에 와서는 6.25전쟁이 남침이냐 북침이냐 하는 문제를 꼼꼼히 짚어 본다.

우리 대부분은 학창시절 배운 대로 한번도 의심해 보지 않는데 저자는 남침과 북침 양쪽 견해를 존중해

거기에 따른 근거를 대며 조목조목 분석을 한다. 그리고 남침이라는 견해를 밝힌다. 고개가 끄덕여지는 순간이다.

 

 큰 기대를 하지 않고 우리 역사를 정리하는 느낌으로 읽었는데

우리 역사에서의 의문점과 거기에 대한 답변 형식으로 서술을 하여 읽는 사람도 덩달아 때로는 고개를 갸웃 하게도 되고, 때로는 고개를 끄덕이게도 만든다.

크기가 작은 책이니 누구나 가지고 다니면서 손에 들고 읽으면 좋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우리나라 역사를 다시 한번 들여다보는 좋은 시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