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이 소설가 황석영의 인생을 대표하는 역작이라고 했다.

매스컴에서 한동안 홍보를 해 주었는데 이번에는 출판사의 사재기 논란으로 또 매스컴을 탔다.

혹시 출판사에서 이런 것까지 염두에 둔 것 아닐까?

씁쓸하지만 내용은 궁금했다.

 

  19세기 말이 소설의 배경이다.

천지도라고 했지만 동학이 이 이야기를 이끌어가는 주된 사건으로 작용을 한다.

전기수였던 이신통이라는 인물이 천지도에 입문해서 경전을 필사하고, 교주의 뜻을 전하고자 집필을 하고

그러다가 목숨을 잃기까지 과연 무엇이 그를 그렇게 이끌었을까?

물론 한때 정을 주었던 연옥이라는 여인이 이신통의 발자취를 좇으면서 이야기는 전개된다.

동학의 주요 인물이 대개 그러햇던 것처럼 천지도의 인물들도 서얼이나 주류에서 벗어난 인물들이 많다.

 

 지금 보아도 동학의 교리는 참 인간적이다.

책을 읽는 동안 다시 한번 자생적 종교인 동학에 대해 생각하게 되었다.

물론 지나치게 교리를 나열했거나 사설을 늘어놓은 것은 몰입을 방해하기는 했다.

 

 어지러웠던 시대에 모든 백성이 주인이기를 꿈꾸었던 동학을 작가는 그렇게 표현했다.

 

 고요한 가운데 어디선가 속삭이는 듯한 소리가 끊임없이들려오고 있었다. 눈 감고 있을 때에는

바로 귓가에서 들려오다가 눈을 뜨면 멀찍이 물러가서 아주 작아졌다. 가만히 숨죽이고  그 소리를

들었다. 여울물 소리는속삭이고 이야기하며 울고 흐느끼다 또는 외치고 깔깔대고 자지러졌다가

다시 어디선가는 나직하게 노래하면서 흐르고 또 흘러갔다.

 

 그런 열망이 이어져 지금의 우리가 있는 것 아닐까?

오래 전 우금치에서의 전투를 다룬 이야기를 떠올리면서 사람답게 사는 세상이 어떤 세상일까 새삼스럽게 생각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