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몬드는 성장소설이지만 감각에 무던해진 현대어른들에게도 읽으면 좋은책인것 같다. 현대인들은 감정을 표현하는 법을 배워서 적재적소에 쓸줄 아는 능력들을 가지고는 있지만, 그 감정들이 진짜로 느끼는 감정인지 그냥 형식상의 표현인지 알기 어렵다. 마치 가면을 쓰고 있는것처럼...

 사람은 혼자서 살아갈수 없는 사회적인 동물이어서, 여러사람들과의 관계속에서 감정을 익히고 표현하고, 서로 공감할줄 아는 사람으로 성장한다. 이 소설은 그런 과정을 조금은 특별한 주인공을 통해 표현하고 있지만 결국엔 남들과 별 다를바 없는 청소년의 성장과정이었다고 생각한다. 조금더 비극적인 사건들을 통해서 이긴 하지만...

 아몬드속의 주인공이 말하는 저런상황에서의 저런표정이 과연 맞는것인가 하는 의문이 들때가 있다. 과연 저사람이 짓는 저표정이 액면그대로인가... 아니면 속에 숨은 뜻이 다른걸까.

그런 생각을 하면서 살지만 늘 대수롭지 않게 넘겨왔었다.  오히려 그런 대중적인 표현과 동떨어진 표현을 할때 우리는 의문을 가지고 그사람을 이상하게 평가하곤 한다. 과연 그게 옳은 일이었을까. 내가 이상황에서 습관처럼 짓고 있는 이 표정이 과연 맞는것일까. 다른 사람들과 달리 내 표정을 솔직하게 드러내면 그것이 과연 잘못된것인가. 속은 이런 마음이지만 이런상황에선 이런 표정과 감정표현이 맞아라고 우리는 너무 교육받고 자라온건 아닐까.주인공의 엄마가 이런상황에서는 이런표현이 맞아라고 가르쳤던것 처럼.

 처음엔 성장소설이라 가볍게 읽기 시작했던 책이 큰 울림을 남기며 끝맺어졌다. 감정표현에 서툰 어른들에게도, 질풍노도의 시기에 여러 감정들에 시달리는 청소년들에게도 아주 좋은 책인듯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