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처음 길벗의 무따기(무작정 따라하기) 시리즈를 만났던 것은 8년전 이었다. 포토샵과 관련된 책이었는데... 책의 구성은 마음에 들었지만 너무 두꺼워서 끝까지 보지 못하고 지금까지 책장에 모셔두고만 있어서 아쉬울 따름이다.

다음으로 만났던 길벗 책은 시나공 시리즈 였다. 정보처리 기사필기, 실기 책이었는데 책의 방향과 내용이 너무 좋아서 결국 원하던 자격증을 한번에 취득할 수 있었다. (지금도 아이들 워드 자격증 강사로 일하고 있기 때문에 많은 컴퓨터 수험서를 보고 있지만 길벗의 책들처럼 꼭 필요한 핵심적인 내용을 다루는 것들을 만나보지 못했었다.) 이후로 길벗의 왕 골수 팬이 될 수 밖에 없었고 컴퓨터 분야를 비롯해서 길벗이 출판하고 있는 분야의 책이 필요해 질 때면 가장 먼저 길벗 책을 고려하고 있다.

길벗의 책들은 나름의 특징을 가지고 있다. 제일 먼저는 책 디자인이다. 완전 세련된 디자인이라고 보기는 어렵지만 핵심으로 눈길이 가도록 만드는 묘한 매력이 있다. 표지디자인도 어찌보면 촌스럽고 내부 편집디자인도 대단한 것은 없지만... 보면 볼수록 질리지 않는 디자인에, 아귀가 잘 맞는 문짝처럼 꼭 필요한 내용들을 잘 배치해 놓고 있다. 다음으로는 베타테스터의 힘이다. 길벗은 형식적으로 베타테스터를 운영하지 않는다. 책의 기획 단계부터 독자들로 구성된 베타테스터를 선발하여 디자인, 편집, 내용 등에 독자들의 입김을 불어넣는다. 그래서 일반 독자들의 입맛에 맞는 책들이 만들어진다. 그만큼 완성도가 높아진다는 말이다. 길벗의 책을 읽으면 적어도 두세번 정도는 바로 내가 원하던 그것을 찾게 되어 무릎을 치게 되는데... 그건 바로 베타테스터의 힘이라 생각한다. 마지막으로는 길벗은 책의 업데이트가 빠르다. 시대 조류에 맞는 책을 기획해내고 필요에 따라 업데이트 하는 능력이 뛰어나다. 만들어진 도서에 대해서도 게시판과 오프 모임을 통해서 독자들의 욕구에 부응하기 때문에 한권만 사도 본전을 뽑게 된다.

이제 본격적으로 오늘의 책을 리뷰해 보겠다. 인터넷-쇼핑몰 실전 마케팅 무조건 따라하기라는 책을 살펴보려고 한다. 먼저 표지 디자인은 보라색 계열로 차분해 보인다. 내용의 무게가 엿보인다. 눈에 확~ 튀지는 않지만... 손에 앵기는(?)는 느낌은 좋다. 편집 디자인은 무난하기 때문에 할 말이 없다. 다만 내부 편집도 보라색 계열이 쓰여서 전반적으로 통일된 느낌과 차분한 느낌이 든다. (시각 디자인적으로 나름 나쁘지 않다. 다만 너무 차분해서 감각적인 독자에게 어필하는 것은 살짝 어려울 듯...)

진짜 중요한 책의 내용을 살펴봐야겠다. 먼저 책의 방향부터 살펴보자. 공짜 광고에 초점을 맞춘 인터넷-쇼핑몰 실전 마케팅이다... 제목에서 볼 수 있듯이 쇼핑몰 마케팅에 대한 내용인데 특히 중요하게 여겨지는 쇼핑몰 광고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고 볼 수도 있다. 그것도 이 어려운 2009년도에 공짜 광고라는... 어느 정도 구미를 당기게 한다. 제목상 초점은 공짜 광고와 쇼핑몰 마케팅에 맞춰져 있으나 내용을 봤을 때는 전반적으로 효율적인 쇼핑몰 광고에 대한 내용과 범용적으로 사이트 운영에 도움이 되는 마케팅 방법들이 담겨 있다.

내용을 하나하나 살피면 양만 늘어날 것 같아서 상세 내용은 책을 구입해서 보기를 권하며 이젠 책을 읽은 나의 느낌을 주로 적어보려고 한다.

어느 정도 인터넷 환경에 익숙한 이들이라면 누구나 한번쯤 인터넷 쇼핑몰에 대한 꿈을 키우기 마련이다. 그래서 다양한 안내도서가 출판되고 있고 이글을 쓰는 나도 그중 몇권은 뒤적여 보았다. 다들 자기네 방식대로 하면 대박이 날 것이라는 환상을 심어주던데... 사실 모든 세상사가 그렇듯 쇼핑몰 대박도 어렵다. 아니 거의 불가능하다고 생각한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인터넷 쇼핑몰로 돈을 벌 수 있을까? 그 답으로 두가지 가정을 해보겠다. 가정1. 먼저 죽이는 아이템을 발굴하는 것이다. 그 누구도 흉내 낼 수 없는, 아직까지 블루오션인 시장을 가진 아이템을 발굴한다면 대박이 날 것이다. 가정2. 무한 자금으로 적재적소에 돈을 뿌리면 된다. 결국 돈이 돈을 부르는 법... 레드 오션인 오픈 마켓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유료광고 때려주고 이벤트 팡팡 열고 물품 구매 규모를 키워 가격 경쟁력을 갖추면 대박이 날 것이다.

하지만 위에서 말한 두가지 가정으로 인터넷 쇼핑몰이 대박 날 수 있을까? 난 아니라고 본다. 먼저 가정1에서 말한 죽이는 아이템의 경우, 아무리 대단한 아이템이라도 유행을 타기 마련이고 또 누구나 그런 죽이는 아이템을 발굴하기도 어렵다. 그리고... 아이템이 뜨면... 곧바로 우후죽순처럼 경쟁사들이 생겨난다... 무엇보다... 진짜 경쟁력이 생기는 아이템이라면 기업들이 가만 있지 않는다... 킬링 아이템만으론 몇 년 못 버틴다. 다음으로 가정2의 경우엔... 문제가 좀 더 심각해진다... 왜냐하면 언급된 내용들이 인터넷 쇼핑몰의 가장 큰 문제들이기 때문이다. 광고를 하지 않으면 구매자가 없고 광고를 하자니 제품 단가는 올라가서 이윤 창출이 어렵게 된다. 더구나 우리 같은 서민에게 그런 큰 돈이 어디있나? 설사 어느 정도 자금과 제품 경쟁력을 갖춘다 하더라도... 오래 버티기는 어렵다. 기존의 책들은 주로 이런 가정의 범위 내에서 타협을 했다. 그래서 뭔가 돌파구가 필요하다는 말이다. 이 책은 바로 그 점을 정면으로 파고들었다. 충성도 높은 고객들을 확보하는 인터넷 마케팅 방법! 그것도 큰 돈이 들어가지 않는!! 귀가 솔깃해지지 않는가?

사실 이 책의 내용은 각기 다른 두 분야의 교집합이라고 볼 수 있다. 먼저는 웹기획자나 커뮤니티 관리자의 분야이다. 충성도 높은 회원을 확보하고 커뮤니티 내에서 활발한 정보교류를 유도하는 분야... 다른 쪽은 역시 쇼핑몰 관리자의 분야이다. 아이템을 선정하고 사업을 기획하며 실천하는... 이런 시도나 성공 사례는 제법 오래 전부터 있어왔다. 커뮤니티에서 자생한 아이템이 사업적으로 성공한 경우가 그것일 것이다. 예를 들면 동호회 공동구매로 시작한 쇼핑몰을 들 수 있을 것이고 자신의 개인 작품을 올리던 블로그나 카페에서 상업적인 디자인을 선보여 제품화하는 것 등이 그럴 것이다. 하지만 두 분야 통합적 측면을 다룬 책은 거의 없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왜냐하면 커뮤니티에서의 금전적 활동은 이윤 추구가 목적이라기 보다 커뮤니티 구성원 전체의 이익이 목표가 될 수 밖에 없으며 반면 쇼핑몰에서의 커뮤니케이션은 상품 구매자를 중심으로 해서 한정된 주제 속에 이뤄지기 때문에 온라인 커뮤니티처럼 끈끈한 맛은 없기 때문이었다. 기존의 쇼핑몰 창업을 다룬 책들에서도 충성도 높은 고객 확보 차원에서의 커뮤니티 이용법을 일부 다루긴 했으나 이 책과 같이 적극적이고 상세하진 못했다.

어쩌면 이 책의 내용들은 파워블로거의 블로그나 온라인?? 온라인 쇼핑몰 마케팅이라는 목표를 향해 일목요연한 구도를 잡아가는 내용들이 참으로 유용하다고 자신할 수 있다.

이 책은 신기루 같은 대박을 노리라고 꼬시지 않는다. 다만 노력의 댓가에 대해 이야기 할 뿐이다. 카페나 블로그 및 지식 검색 서비스 등을 이용하여 꾸준히 흘린 땀방울은 결코 매출에서 배신하지 않는다는 평범한 진리를 설파하고 있다. 누구나 쉽게 돈을 벌 수 있는 아이템을 소개하고 금방이라도 매출 급성장을 보장해주는 화려한 마케팅을 원했던 분이라면... 이 책은 피해야 할 것 같다. (사실 그런 욕구를 채워줄 수 있는 제대로 된 책은 없다.) 정말 진지하게 고민 중인 쇼핑몰 창업예비자나 쇼핑몰을 운영하고 있지만 어떻게 마케팅을 해야할지 모르는 미숙한 쇼핑몰 창업자에게는 반드시 읽어볼 가치가 있는 책이라고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