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을 살다보면 일상에 지칠 때가 생깁니다. 그럴 때 우리가 할 수 있는 건 잠시 쉬어가는 것, 혹은 멈추는 것입니다. 일상이라는 것은 죽는 그날까지 그칠 수 없기에, 우리는 보통 휴식을 택합니다. 저자는 바쁜 도시생활을 잠시 정리하고 전원생활에 도전합니다. 그녀가 홀로였다면 빛바랬을 도전은, 가족과 함께기에 더욱 빛이 납니다. 가정을 꾸린 입장에서 저러한 생활을 결정하는 것은 쉽지 않습니다. 도시에서 느끼던 편리함을 일부나마 포기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그렇기에 저러한 생활이 더욱 부럽습니다. 언젠가는 제가 은퇴했을 때 그리고 있는 생활이기도 합니다. 그때에 전원생활이라고 부를만한 곳이 있다면 말이죠. 없을 것 같아 갑작스레 우울해지네요.

아무튼 그러한 전원생활을 상상하는 즐거움, 그리고 그와 관련된 소박한 그림들이 가득합니다. 동양화를 전공하셔서 그런지 한페이지엔 그림, 옆페이지에는 글을 실어 보는 재미가 있었습니다. 하지만 그림과 관련된 글이 썩 와닿지는 않아서 아쉽습니다. 책 자체는 술술 읽힌 편이지만, 에세이임에도 불구하고 글이 눈에 들어오지 않은 부분이 안타깝습니다. 저자분에게는 상당히 의미있는 책이 되겠으나, 독자들에게 얼마만큼 다가올지는 조금 고개를 갸우뚱거리게 합니다. 그런 아쉬움을 제하자면, 한번쯤 일상에서 여유를 갖고 싶을 때 읽기에 좋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