낯선 제목이 눈길을 끈다. 자두와 치킨이라는 어울리지 않는 조합은, 이 책의 주인공인 나세르 알리가 가장 좋아하는 요리의 이름이다. 어린 시절 그가 좋아하던, 엄마의 요리. 나세르는 어느 날 죽음을 결심한다. 여러가지로 죽는 방법을 궁리했지만, 그냥 죽어가는 것을 택한다. 그가 죽음을 택한 이유는 무엇일까? 자신을 알아보지 못하는 첫사랑, 부러진 악기, 자신에게 관심을 기울이지 않는 아이들, 그리고 이제는 다시 먹어볼 수 없는 자두치킨. 그 모두는 그가 살면서 좋아했던, 가치를 부여했던 모든 것들에 대한 상실을 의미한다. 최후의 보루였던 자두치킨 - 부인에게는 화해의 제스쳐였던 - 마저, 그가 기억했던 맛이 아니었기 때문에, 그는 크게 상심한다. 그리고 상실속에서, 나세르는 죽기로 결심한다.

그의 8일간의 이야기는 우리의 삶을 되돌아보게 한다. 그는 떠나간 과거에 미련을 버리지 못했고, 그가 아끼던 물건에 집착을 버리지 못했고, 그를 가장 생각하는 이가 누구인지 현실을 보지 못했다. 하지만 그가 사실이라 믿었던 것은, 모두 진실이 아니었다. 그렇기에 그의 죽음은 더욱 안타깝다. 사람은 누구나 살아가면서, 잠시 후회하곤 한다. 그가 죽은 이후, 스크루지처럼 자신의 주변을 돌아볼 수 있었다면, 후회했을 것이다. 그가 한걸음만 멈추었다면, 그리고 주변에 있는 사람들에 대해 보다 깊이 생각했다면, 좀 더 행복했을 거라는 아쉬움이 남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