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장입은 토끼. 표지부터 눈길을 사로잡았다. 저자는 우리가 살고 있는 '이상한 나라'에 대해 이야기한다. 우리가 허리띠를 졸라매며 이룩한 경제성장은 1%의 소수를 위한 것이며, 99%는 그 혜택을 받지 못하고 있다고 한다. 그리고 과거에 비해 우리의 소득수준은 개선되었을지언정, 상대적인 격차는 더욱 벌어졌다고 한다. 우리나라의 몇몇 대기업들은 문자 그대로 '글로벌'기업이 되었지만, 대다수 국민들은 일상에서 경제적 곤란을 느끼곤 한다. 점심값이 쭉 오르고, 기름값도 쭉쭉 오른다. 간식거리는 제조사의 꼼수로 과대포장되기 일수이며, 질소를 사니 과자가 들어있다는 농담도 나온다. 소수는 성장하고 돈을 버는데, 다수는 이익을 보지 못하는 상황이 계속된다. 기업과 정부가 줄기차게 주장했던, 선성장후분배가 이루어지지 않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인지 최근엔 사회적기업이니 기업의 사회적 책임(CSR)이니 하는 말들이 많이 보인다. 그들의 이익을 공공을 위해 되돌리는 방법으로 기업을 운영하자는 이야기인데, 사실 아직까지는 쉽지 않아보인다.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아름다운 가게라든지 몇몇 형태로 나타나고는 있지만, 여태까지 벌어졌던 일들에 비하면 미진한 수준이다. 그리고 금융사의 '탐욕'을 금융위기의 주범으로 지목하고 있다. 실제로 우리가 느끼는 경제는 어렵지만, 대기업과 은행권에서는 지속적으로 실적이 상승하고 있으며 이에 따른 성과급도 꾸준히 지급되고 있다. 물론 종사하는 분들 입장에서는 다르겠으나, 사회의 시선이 곱지 않기는 하다. 이런저런 얘기들과 함께, 책의 말미에서는 협력과 협동이라는 가치를 내세운다. 우리가 이기적이기 때문에 경제가 돌아간다고 했던, 과거의 경제학은 이제 죽어가고 있다. 새로운 경제학은 우리가 이타적이기에 경제가 원활히 돌아갈 수 있다 주장한다. 물론 우리가 서로를 완벽하게 믿는 일은, 엄청난 정신적 고양이 있지 않는 한 불가능하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그러기 위한 노력은 분명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