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에 푹 빠져 야구를 보다보면 나도 모르게 감독이 되어 있다.

어이없는 희생 번트나 적절치 못해 보이는 대타의 기용으로 경기가 기울어 질 때면 감독을 질타하기도 한다.

선수들이 각자의 기량으로 하는 야구라는 경기이지만 감독이 개개의 선수들을 적절히 기용하고 리드할 때 멋진 승부가 펼쳐질 것은 당연한 이야기 이므로 야구에 있어 감독의 중요성은 더 말할 여지가 없겠다.

한국 야구계의 거장이자 가장 존경 받는 두 명의 감독 김성근과 김인식이 말하는 책 ‘감독이란 무엇인가’를 보며 그들이 가진 열정에 박수를 보내지 않을 수 없었다.

 

두 명의 감독 모두 어린 시절부터 탁월한 기량을 보여주며 선수 시절을 보냈고 감독으로 자리를 잡았음에도 그들이 가진 감독의 마인드와 색은 너무나 다르다.

인내심과 유머를 잃지 않고 선수를 믿고 기다려주는 김인식 감독의 말 중에 이런 부분이 있다. ‘지도자가 선수와 약간 거리를 주고 애정 어린 눈으로 지켜보는 것으로도 선수는 스스로 자기발전을 위해 노력하고 성장한다. 물론 때로는 칭찬과 용기를 주고, 때로는 엄한 질책을 할 때도 있다. 하지만 선수 스스로 깨달을 수 있게끔 시간을 주는 것이 좋다’.

그의 이 말이 그의 야구 철학을 보여주는 단적인 예가 아닐까 싶다.

항상 어버이 리더십을 추구하며, 야구는 살아 움직이는 생물이기에 자신의 야구는 옳고 다른 사람의 야구는 틀렸다는 것은 오만이라고 말하는 김인식 감독.

 

또 다른 저자인 김성근 감독은 야구는 선수가 아닌 감독이 한다는 생각 아래 카리스마적인 감독의 모습으로 매 순간 전력을 다하는, 모든 것을 투자하는 야구를 만든다.

 

이렇게 다른 두 감독이 말하는 감독의 정의, 조건, 코칭법, 현장과 프런트의 관계 그리고 한국 야구가 있는 책 ‘감독이란 무엇인가?’를 보며 매 순간 고개를 끄덕이고 있는 내 모습을 발견한다. 감독이란, 리더란, 나의 팀, 내 팀의 승리만을 생각하는 것이 아니라 야구 그 자체를 그리고 대한민국 야구계를 생각하는 큰 자리임을 다시 한번 깨닫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