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빈 토플러의 이 유명한 저서가 출판된지도 이제 30년이 넘었다. 

우리 인생은 어떻게 보면 길어 보이지만 장구한 역사의 입장에서 바라보면 아주 짧은 것이다.  토플러는 우연찮게도 우리는 제 3의 물결이 시작하는 지점에 위치한다고 주장한다. 이 지점은 제 2의 물결과 제 3의 물결이 만나 기존에 세상을 지배했던 체제와 가치들이 흔들리고  더 이상 유효하지 않기 시작하는 지점이다. 

제3의 물결은 쿤이 <과학혁명의 구조>에서 말했던 것처럼 새로운 패러다임이다. 제2의 물결 시대의 치열한 생존경쟁의 논리는 사회의 ’정보화’, ’다양화’를 가지고 왔고, 그 ’정보화’, ’다양화’는 새로운 제3의 물결을 만들어 냈다. 제3의 물결은 패러다임의 혁신적 전환이며 그것은 지금까지 제2의 물결 사회를 지배했던 모든 것들을 바꾸게 된다.

실제로 그는 산업혁명 시대부터 1970년대까지의 다양한 실례를 들어 제2의 물결의 탄생과 발전, 그리고 거기서 비롯하는 변화와 그 변화가 초래하는 제3의 물결을 설명한다. 많은 부분들이 토플러가 예견하기 전에 이미 미국 사회에서 시작되었고, 또 일부 토플러의 예상들은 전세계 그리고 우리나라에서도 실제로 발생하는 현상이 되었다. 미국에서 30~40년전에 일어났던 변화들이 40년이 지난 오늘날의 한국에서 발생하고 있는 것을 보면 정치적, 경제적, 사회적 발전 수준과 의식수준의 거대한 갭(gap)을 실감하지 않을 수 없다.

제 3의 물결은 아직도 밀려 오고 있는 ’현재 진행형’이다. 그러나 우리는 아직도 제2의 물결에 둘려 싸여 있다. 따라서, 제2의 물결과 3의 물결의 충돌은 필연적 미래다. 우리에게 다가오는 물결을 피할 방법은 없다. 그러나 우리는 그 물결을 잘 탈 수 있는(surf) 방법은 생각해야 한다. 토플러는 결론에서 ’정치적 변화’를 길게 설명한다. 긍정적 정치적 변화는 부정적 충돌, 최악의 상황에서는 유혈 충돌을 막을 수 있는 가장 현명한 방법이라고 그는 말한다.

토플러의 결론을 보고 우리 정치 현실을 보면 많은 것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왜 대중의 요구와 정치적 현실이 일치가 되지 않는지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앞으로 우리가 어떤 방향으로 가야 하는지도 훨씬 뚜렷해질 것이다. 그는 대중으로부터 시작되는 정치 변혁을 역설한다. 왜냐하면 정치 피라미드의 상위에 위치한 권력들은 현실에 대한 만족감이 대중과 서민에 비교했을 때 상대적으로 크기 때문에 제3의 물결이 밀려오든 4의 물결이 밀려오든 대중의 압력을 받지 않고서는 변하고자 하기 않기 때문이다. 더군다나 제2물결의 정치인들은 이제 더 이상 다양해진 제3의 물결위에 있는 우리의 요구사항을 해결해줄 능력이 없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