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밀밭의 파수꾼》의 콜필드보다 명민하고,《양철북》의 오스카보다 사랑스러운 아홉 살 소년의, 슬픔과 사랑에 관한 퍼즐같은 이야기.

 

정혜윤씨의 책에서 소개 받아, 오랫만에 읽게 된 '소설'입니다.

거의 500페이지에 가까운 이 책은 아홉살 소년의 성장소설이라고만 보기엔 아깝습니다.

 

작가는 주인공 오스카에게 아홉살다운 유쾌하고 기발한 생각들과 동시에, 또한 아홉살 답지않은 어른 스러운 사고와 이해의 깊이를 불어 넣고 있습니다. 그가 만나게 되는 여러 사람들의 삶의 모습들. 그들의 아픔, 상처, 사랑 등을 통해 우리들 자신의 삶에 대해 비춰보는 시선도 느끼게 됩니다.

 

9.11테러로 아버지를 잃은 주인공 오스카는 아버지의 유품으로 알고 발견한 열쇠의 정체를 밝혀내고자 떠나는 그의 여정속에는 역시 다양한 '사람'들이 자리하고 있습니다. 할아버지, 할머니를 비롯하여 그가 만나게 되는 여러 '블랙'씨들의 삶의 모습을 통해 세대, 역사, 소통, 사랑의 의미를 되새기게 하고 있습니다.

 

특히 이 책에서는 작가의 기발한 상상력과 실험적인 시도들을 엿볼 수 있는데, 이 책을 보는 또 하나의 재미요소가 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