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을 훔친 도둑!’ 누구의 마음을 훔친 걸까? 왜 마음을 훔쳤지? 그 마음을 빼앗긴 건 과연 아이일까? 어른일까? 아니면 우리 모두일까? 혹시 나도 누군가의 마음을 훔치진 않았나?

 이 책의 제목만으로도 많은 호기심이 발동하고, 궁금증이 몰려왔다. 어린 옹이스님을 따라가며 마음을 훔친 도둑이 누구일까? 그는 아주 험상궂고 나쁜 사람이겠지! 생각을 하였습니다. 그러나 그건 바로 우리 자신이었습니다. 그렇다면 우리의 마음에 험상궂고 나쁜 산적 같은 마음이 담겨있군요. 두 얼굴을 가진 사람들이 많은 세상! 부정할 수 없게 그 속에 나도 포함되겠지! 이 동화를 읽으면서 생각이 많아지고 차분해지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대문도 없고 울타리도 없는 평화롭기만 한 작은 마을 산내리에 어느 날 도둑이 듭니다. 의심은 꼬리에 꼬리를 물고 마을사람들 모두는 서로가 서로를 의심하는 사이가 되지요.

 “우리 마을엔 도둑이 없다.”

 “이 세상에서 가장 나쁜 병은 사람을 믿지 못하는 병이다.”

고 말을 해도 마을사람들과 옹이스님은 노스님의 말을 믿지를 않지요.

 친하게 지내는 달래오빠 한수를 도둑으로 의심하는 옹이스님. 우연히 수수밭에서 수수를 훔치는 한수를 보게 되고, 그 뒤에 마을에서 일어나는 모든 사건들에 한수가 도둑이라고 단정을 짓는다.

 옹이스님은 오랜 궁리를 합니다. 그 끝에 결국 한다는 게 한수를 매일같이 감시를 하면 도둑질을 못할 것이라고 생각하고, 옹이스님은 한수 뒤를 졸졸 따라다니게 되지요. 한수가 용서를 빌었는데도 말이지요.

 어머니 아버지 없이 여동생 달래와 단둘이 사는 한수의 형편은 아주 가난했어요. 쌀보리가 다 떨어진 한수는 덜 익은 수수라도 훑어서 달래에게 죽이라도 쑤어 줄 생각으로 수수를 조금 훑다가 옹이스님에게 딱 걸린 것이지요. 가엾게도 말입니다. 그렇다고 수수를 훔친 한수가 잘했다는 건 아닙니다. 끝까지 의심의 끈을 놓지 않고 다른 집에 도둑이 드는 것까지도 모두 한수가 그랬을 거라고 단정 지은 옹이스님의 마음이 안타깝다는 것이지요.

 사람이 사람을 의심하는 것만큼이나 슬픈 일은 없습니다. 늦게라도 그걸 옹이스님이 깨달은 건 다행이지만 이 책을 읽으면서 우리들도 깨달음이 있었으면 합니다. 그래서 작은 잘못을 크게 부풀리지 말고 때로는 너그럽게 안아줄 수 있는 마음의 여유를 가져야겠습니다.

 노스님의 말씀에서

 “오늘 다르고 내일 다른 것이 사람이다.”

라고 했습니다. 이 책을 통해 발전하는 우리가 되었으면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