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삶이 변했든 아니든 한 순간 한 순간 내 삶의 경험은 완전히 탈바꿈했다. 나쁜 일이 생겼을 때 그것들이 나를 더디게 할 수는 있어도 더 이상 나를 무장해제시키진 못했다. 나는 300개의 감사편지의 초고를 담고 있는 엑셀표를 훑어보면서 그것들이 하나의 이야기를 하고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할리우드식 엔딩이 없었음에도 훌륭한 한 해였다고.」

 

  이 책은 삶의 벼랑 끝에 내몰렸던 한 남자의 이야기이다. 벼랑은 너무 높고 가파른데 되돌아 가려해도 깎아지를 듯한 외길에 옴짝달싹할 수 없었던, 감사할 일이라곤 눈꼽만큼도 없어 보이는 한 남자의 이야기이다. 그런데 더 기막힌 것은 이 이야기의 끝이 우리가 마땅히 기대하는 기막힌 반전이나 획기적인 부의 창출로 끝나지도 않는다는 것이다. 저자가 이야기했듯 이 책엔 그 어떠한 할리우드식 엔딩도 없으며, 오히려 지리멸렬해 보일 정도로 지지부진해 보이는 전개가 중간중간 끼어들기까지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느 순간 이 책의 존재감이 가슴에 확 와 닿는다. 꿈꾸는 것만으로도 바라는 모든 것이 이루어질 것이라는 막연한 제시도, 마인드의 변화만으로 일확천금을 얻을 수 있을 것이라는 허황돼 보이는 비전을 제시하는 것도 아닌 지극히 현실적인 실천과 노력, 그로인한 지극히 현실적인 변화과정, 바로 그것 때문이다.

 

  어느 날 깊은 좌절감에 사로잡혀 길을 걷다 방향을 잃은 저자가 길을 찾아 헤매다 갑자기 “네가 지금 가지고 있는 것들에 감사할 줄 알기까지는 너는 네가 원하는 것들을 얻지 못하리라”는 계시같은 음성을 듣는다. 그리고, 지금까지 잊었던 작가로서의 꿈과 감사를 전달하기 위한 방법으로 감사편지를 써보기로 결심하게 된다. 이 방법만이 자신을 위기로부터 구해줄 것이라는 믿음을 가지고 1년에 365장의 감사편지를 써보기로 한다.

 

  그리고 전개돼는 이야기들이 바로 이 책의 핵심이다. 변화는 급격히 오는 듯 하면서도 결코 일시에 모든 것을 바꾸어 주지 않았으며 때로는 퇴보하거나 정체하기까지 하였지만 어느 순간 삶의 많은 것을 바꿔놓았다. 자신에게 도움을 주거나 제때에 수임료를 준 고객부터 자신의 이름을 기억해준 커피점 점원, 머리를 손질해준 미용사, 멀어져갔던 가족들과 친구들, 성실하게 일해 준 직원, 거래처 직원들 등....아주 작은 감사라도 놓치지 않고 진심이 담긴 감사를 전함으로써 주위 사람들을 서서히 변화시켰고 저자의 든든한 지원군이 되도록 하였다. 그러나 가장 중요한 변화는 바로 그 감사편지를 써온 저자에게 일어났다. 자신이 처한 상황에 대해 어떤 희망도 발견할 수 없었던 저자가 모든 일에 감사함을 느끼고 표현할 수 있는 사람이 됨으로써 어떤 힘든 순간이 도래해도 좌절과 실패감 보다는 긍정적인 마음과 싸워서 이기고자 하는 힘이 생긴 것이다. 그로인해 편지를 쓰는 와중에도 밀어닥치는 여러 어려움과 고비에 당당히 대처해나갈 수 있게 된 것이다.

 

  그렇다. 변화는 결국 누가 도와주거나 만들어주지 않았다. 자신이 만들어 갔다. 그리고 그러한 변화의 힘은 절망보다는 희망을, 좌절보다는 용기를, 성공을 위한 비열함이 아닌 배려와 성실에 기초한 신뢰로부터 시작하였으며, 그것은 바로 감사할 줄 아는 긍정적 마음으로부터 파생했다는 것이다. 그리고, 이것이 바로 이 책의 핵심 키워드라고 감히 말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