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가의 사진관에 대한 오타쿠적 느낌이 강해서 일지, 괴짜 부모님의 한 가족이 고구레 사진관으로 장소를 이동함과 동시에 그 역사의 시간으로 타임리스 하는게 아닌가 하는 느낌에 어떤 무게감으로 전개될 감이 잡히지 않았다.

낯설고 미스테리한 환경에의 노출로 예상치 못한 상황에 직면하는 가족들과는 달리 장남인 고등학생의 친구들은 그러한 상황을 오히려 흥미로워 한다. 초등학생 동생과 친구들이 있어 적응할수 있었을 것이다. 서로를 잘 알고 의지가 된다는 것은 그만큼 이해가 많은 것이리라. 고등학생들의 패기넘치는 모습들이 그랬는데, 의문스런 사진으로 위기에 처한 상황에서도 고등학생 답지 않은 행동력 있는 태도를 보이는 장남 하나짱과 그의 곁에 단짝친구 엄친아 타입의 빈틈없는 매너와 사교성을 발휘하는 덴코는 멋진 파트너다. 고등학생들의 일상적 대화가 거침없고 밝다. 하나짱과 티격태격하지만 시원하고 개성강할 뿐 아니라 감성적으로도 섬세한 탄빵, 장대같은 엄친아 하시구치도 밝은 모습으로 활기차게 그려진다. 그 외에도 이런 묘한 매력도 존재하는걸까 싶은 의외의 복병들의 인간적 매력에 빠지게 될 것이다.

'사진에 의지가 있어서'라는 표현처럼 사진찍는 사람의 마음이 사진에 담긴다는 말은 맞는 말일 것이다. 수수께끼같은 사진속 인물들의 눈물과 미소속 이야기를 퍼즐처럼 맞춰가며 시간은 자연스레 흐르고, 그들은 고구레 사진관으로 인해 화제와 사건을 이어간다.

사진은 과거의 추억에 빠져들게 하는 힘이 있다. 특히 소설속의 사진들은 어떤 마력을 가진게아닐까 생각된다. 한번쯤 피사체가 겹쳐서 나온 사진을 본 적이 있을 것이다. 갸우뚱하지만 어찌보면 흔할수 있는 소재도 작가의 상상력에서 고구레 사진관이라는 프리미엄으로 재탄생된것 같다. 사진관을 매개로 하여 타인의 숨겨진 이야기를 우여곡절 끝에 해결해내는 그들은 스스로 성장하는듯 했다. 고구레 사진관으로 인해 사건으로 휘말리던 일들, 그리고 서서히 가족에게로 에너지의 방향이 이전되듯 변화를 보이고, 어느새 마음은 고구레 사진관을 매력적인 장소로 변모시키는걸까? 이상하다고 부르짖던 가족들을 더이상 이상한 사람들이 아니다. 상처로 힘들어 하는 가족에 대한 사랑과 이해로 따뜻해지는 이야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