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원한 젊은 청년 작가 박범신의 장편소설 소금

이 시대의 아버지 그리고 내 아버지의 이야기이다. 선명우라는 시우의 아빠가 시우의 스무번 째 생일날 사라졌다.

선명우, 염부의 아들로 태어나 염부의 전부였다. 선명우의 아버지는 선명우를 공부시키기 위해 염전에서 모든 시간과 그의 열정을 불태웠고 선명우는 그 아버지의 전부로 살았었다. 아버지를 뵙고 돌아오는 길에 쓰러져 세희라는 두 살 위의 누나를 만나게 되고 그녀는 그의 첫사랑이 된다. 그렇게 시간은 흘러 대학생이 된 명우는 혜란이라는 지금의 부인과 하룻밤을 보내면서 혜란이 뜻하지 않은 임신을 하게 됨에 따라 어쩔 수 없이 그녀와 살게 되고 명우의 대학졸업식에 참석하기 위해 염전 일을 먹지도 쉬지도 않고 일했던 탓에 몸에 소금이 부족해서 그의 아버지는 죽게 된다. 그렇게 아버지를 망각한 채 선명우는 세 딸과 사치스러운 부인 이 가족 속에서 빨대 같은 존재로 살아가게 된다. 아버지는 자녀들, 가족들의 빨대로 자본주의 사회에서 필요한 것을 쪽쪽 빨아대는 그런 존재였다.

선명우는 가족들의 통장일 뿐이었다. 막내 딸의 생일 날 가출을 하게 된 아버지 선명우.

또다른 이름으로 살아가면서 또 다른 진정한 가족을 만나게 된다. 피로 맺어진 가족도 자본주의 제도하에서는 쉽게 휴지조각처럼 찢어질 수 있고 붕괴될 수 있다는 모습을 이 소설에서는 보여준다. 맞다. 그런 것 같다.

선명우는 끝내 가족들에게 돌아가지 않는다. 그가 이해되었다. 그가 찾아가고 싶었던 가족의 품으로 그는 돌아갔다.

소금은 현 시대의 가족들을 다시 돌아보게 해준다. 진정 이렇게 한 지붕안에서 살아가고 있는 우리들을 진정한 가족이라 할 수 있을까? 혹시, 경제적 어려움에 처하면 가족이라 불리우는 우리들도 그냥 먼지처럼 쉽게 흩어질 수 있는 존재들이 되지 않을까 자문하게 되었다. 그리고 아버지가 되는 순간 자신을 버리고 가족들의 벌이가 될 수 밖에 없었던 우리들의 아버지에 대해 다시 생각해 보는 시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