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적으로 영화에 앞서 책으로 먼저 알게되어 무척 기분이 좋았다.

영화로 먼저 만났다면 아마 책속에서 영화의 영상을 뒤쫓고 있었을 것이다.

책을 통해 내가 그린 상상의 세계가 영화로 어떻게 그려지고 있는지 비교하는것이

나에게는 오히려 더욱 매력적인 일이지 싶다.

 

 

디데이.

 

처음엔 참 편안한 마음으로 책을 읽어내렸다. 단순한 전쟁소설이겠거늘 했었는데

정말 단숨에 책 한권을 다 읽어내려갈 정도로 가슴에 무언가 확 박혀버린듯한 느낌이 들었다.

 

 

제 2차 세계대전을 배경으로 부산 대지주의 외동아들인 일본인 요이치와

그집 식모의 아들인 한국인 한대식의 이야기.

이들은 서로 다른 이유로 세계대전에 참전하게 되어 러시아,프랑스 등 그들의 앞은

전쟁이란 벽으로 항상 가로막혀있다.

그들은 전쟁앞에서 자신이 품어왔던 이상과 관념들은 아무것도 아님을 알게되고

살아나가야 할 꿈을 키우게 된다.

 

 

원래 이 책은 영화 시나리오로 먼저 씌어졌다가

소설화한 김병인님의 처녀작이라고 할 수 있다.

작가의 아버지가 노르망디 상륙작전에서 한국인으로 추정되는 인물이 독일 군복을 입은채

미군에게 생포되는 사진이 있다는 것을 들은 후에 그것에 대한 상상으로 시작되었다고 한다.

 

 

요이치와 한대식의 일지로 이루어진 글은 번갈아가면서

각각의 시점으로 글을 써내려가고 있다.

 

 

내가 주목했던 것은 요이치라는 인물이였다.

일본의 천황을 신으로 여기고 제국주의는 당연한 것이라 믿고 있는 요이치.

그런데 바꿔 생각해보면 어찌보면 참 당연한 것이였다.

그가 속해있는 사회가 그랬고, 그의 신분이 그랬으며

그게 당연한것이 아님을.. 전쟁으로, 힘으로 이룬 억압은 결코 망한다는 것을 알고 있던

그의 아버지가 도리어 이상한 것이다.

 

 

현실도 똑같지 않은가.

누가 누굴 지배하고 있진 않지만 21세기 지금은 돈이 권력을 쥐고 있고

그리고 부를 이룬사람들의 생각이야 어찌보면 요이치의 아버지 보다

요이치가 믿는 세상에 더 가까울 것이다.

 

 

요이치는 그래서 전쟁에 참전했다. 그것이 당연하다고 믿었고 그의 세계에서는 진리였으니까.

그렇지만 현실은 정말 그의 세계를 견고하게 지탱해주었을까?

 

 

아니, 그건 그저 상황에 불과했던 것이다.

전쟁을 통해 삶이 무엇인지. 그리고 단순히 자신이 원하는게

무엇이였는지에 대해 고찰 할 수 있게되고부터

일본과 한국이라는 관계보다는 인간 대 인간인 요이치와 한대식만 존재하게된다.

 

 

결국, 광활한 전쟁을 통해 인간과 인간의 교감.

삶의 본질이 무엇인지, 우리가 믿어야 하는게 무엇인지를 알수 있게 해주었다.

 

 

이 책에서 보여주고 싶은 것은 여러가지겠지만

그중 하나는 일본을 너무 적대하지 말라는 것도 들어가 있을 것이다.

상대성의 개념이긴한데, 어쩌면 한국인이였더라도 일본의 입장이였다면

제국주의에 앞장서지 않았을까나? 억눌려있던 하층계급들이 일본에 붙어서

 일명 앞잡이노릇을 한사람들을 보더라도 말이다.

 

 

음...영화는 책과는 사뭇다르게 제작될거 같다.

아직 개봉하진 않았지만 그래도 왠지모르게 나는 책이 더 좋을것만 같다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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