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7년만에 장편소설로 재탄생한 <황토>

1975년 중편이였던 <황토>를 원고지 200여매에 이르는 내용을 새롭게 추가하고,

문장을 다듬어 장편으로 전면 개작했다고 한다.

 

’황토’는 일제 강점기 말기와 광복, 한국전쟁이라는 역사적 수난을

온몸으로 겪은 한 여성이 아버지가 각각 다른 세 자식을 키울 수 밖에 없는 사연을 담은 소설이다.

 

일제시대의 삶. 그리고 불현듯 찾아온 해방.

그러나 그 해방의 기쁨을 제대로 누리기도 전에 한국과 북한 사이의 대립으로 인한 6.25 전쟁까지.

숨가쁘게 변해가는 현실속에, 그것이 무엇을 가리키는 지 조차 물어볼 엄두조차 못내는 한 여인이 있다.

참 기구한 인생. 단지 그녀가 운이 안좋았다고 치부 할 수 있을까?

 

 

그녀는 철저히 피해자였다. 자신의 의지와는 전혀 관계없는

역사가 안고 있는 아픔에 철저히 유린당할수 밖에 없던 인생.

 

 

여기서 내가 가장 주목했던 점은 점례의 삶뿐만이 아니라

이대올로기 앞에서의 박항구의 선택이였다.

그가 꿈꾸던 유토피아인 공산주의 의 결과는 현재 무척이나 참담하다고 할 수있다.

그는 자신의 신념을 믿었고, 그 길을 개척하는데에 앞장 섰다.

 

그의 선택이 잘못된 것이라고 보지는 않는다.

물론, 현실의 결과는 참담하기 그지 없지만 그는 역사 앞에 산 증인이였다.

 

이런생각을 해보았다.

우리는 매순간 선택의 기로에 서있고, 그것이 역사의 이대올로기의 중점에 서 있을때

역사앞에 드리워진 개인의 삶이 허무해지기도 하고, 한편으론 밝은 빛을 낸다는것이

무척이나 아이러니하게 느껴진다.

 

우리의 근현대사는 무척이나 따끔거리고 먹먹한 가슴을 움켜쥐게 했다.

이 책을 통해 실제 겪지는 못했을 분단의 아픔과 일제강점기 속에서의 굴욕과 슬픔을

조금이나마 공감 할 수 있게 되었다.

 

 

우리는 역사를 잊어서는 안된다.

현실의 발판이되고, 그것은 오늘날의 우리를 보는 거울이나 마찬가지기 때문이다.

 

조정래님의 <황토>는 우리가 잊고 지냈던 

건드리면 톡하고 터질것 같은 상처를 끄집어 내었다.

마치. 절대 잊어버리지 말고 머리에 새겨두라고 하듯이...

 

 

 

 

 

"한정된 시간을 사는동안 내가 해득할 수 있는 역사, 내가 처한 사회와 상황,

그리고 그 속의 삶의 아픔을 결코 외면하지는 않을 것이다"

 

 

    -조정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