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것이 후회되는 영화.

 

못 만든 작품은 아니지만, 이걸 보통 사람들이 본 것처럼 '감동'으로 보기엔, 너무 참혹하게 불쌍하게 느껴졌다. 자신의 고국에서 갑작스럽게 문제가 생겨서 미국으로 나가지도 못하고 공항에 갖혀지내게된 남자. 자신의 고국의 돈도 쓸 수 없어서, 당장에 배고픔을 어떻게든 해결해가는 모습이나, 기본적인 의식주적인 것도 지켜지지 못하고 인권적인 문제도 처참하게 무너지는 것을 보면서 '그럴듯한 휴머니즘'으로 풀어가는 영화의 내용도 나는 감동이나 기쁨으로 봐지지 않고 그냥 인상도 찡그려지고 마음이 너무 불편해서 견딜 수 없었다.

 

혹시나해서 검색해봤더니, 실화이고, 실제 저 영화 속 인물은 공항 사람들과 친해진 것도 아니고 '물에 뜬 기름'처럼 그렇게 환영받지 못하는 인물로 '햄버거'나 먹으면서 지낸 모양이다.

 

실화를 바탕으로 만든 영화가 현실과 다르게 풀어간 것은 잘 알지만서도, 웬만한 실화 바탕의 영화는 '이상하게 그게 실화인지 몰라도' 아무리 사람들이 극찬을 하고 감동을 했다고해도 불편한 기분을 지울 수가 없다. 그냥 픽션일 때는 잔혹한 이야기를 풀어도 불편하지 않은데, 실화를 바탕으로 한 이야기는 뭔가 '저건 너무 각색이다'하는 느낌이 확연하게 느껴진다. 그래, 그게 실화 바탕의 영화를 보면 내가 어김없이 불편해하는 이유일테다.

 

휴우. 이 영화를 보고 너무 답답하고 기분이 영 좋지 않아서, 예전에 본 '좋은 영화'를 다시 보았다. 그 영화를 보고 시원하게 울고 감동받으니, 그제서야 맘 편히 잠이 왔다.

 

다시는 실수로라도 보고싶지않은 영화, '터미널'.

 

저게 감동으로 와닿기에는, 저런 현실의 사람은 결코 판타지로 풀어갈 수 없다는 걸, 너무 간과한 것이 아닐까? 픽션의 잔혹함과, 현실의 잔혹함은 정말 영화로 봐도 다르게 느껴진다는 것을 더욱 확실히 알게 된 오늘 새벽.

 

휴우. 저런 영화... 다시는 보고싶지 않다. 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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