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 이렇게 평가가 과한 책은 난생처음이다. 워낙들 리뷰가 극찬, 그 자체인지라 얼마나 대단한 책인가 한껏 기대하고 펼쳐봤더니만 내용은 중반부가 거의 지나도 ’흥미롭다, 재미있다’라는 단어를 집어넣을만한 부분은 결코 눈씻고 찾아봐도 없었다. 그래서 8월 초 정도에 산 이 책을 9월 중순이 다 되서야 다 보았다. 

 확실히 문체는 쉽다. 그 문체 속에 나름 작가의 철학도 들어있어서 나쁘지 않다. 하지만 문제는 평이하다못해서 헐리우드 영화스러운 줄거리에 있다. 돈 잘 버는 변호사, 그 변호사의 염치없다못해서 완전 재수 없었던 부인, 그 부인과 바람난 게리. 이혼 직전까지 다다른 변호사가 우발적으로 자기 부인과 바람난 게리를 죽이고, 자기는 죽은 걸로 하고 게리로 살기 위해서 다른 지역에서 사진을 찍는데.... 여기까지의 내용이 정말 책의 5분의 4를 차지하는 내용이다.

 모르겠다. 내가 책은 좋아하지만서도 '영미문학'은 잘 맞지 않은지라 이 작품도 지루하다 여겨졌을지도 모르겠다. 어째서 프랑스 사람들이 열광한 책인지 나는 모르겠다. 영화로 따지자면 그냥 미국영화에서 흔히 쓰는 평범한 헐리우드 영화 같았다. 그래도 책 속에 담겨진 철학적인 면이라고 해야하나. 여튼 뭔가 담긴 느낌은 일본적이라서 영미소설이라고 하기엔 뭔가 다른 것도 느껴지게 하긴 했다. 이 책에 대한 그러한 느낌은 관두고, 솔직히 중후반부까지의 내용을 봐선(심지어 누군가의 막판 진부한 협박, 거기다가 우연한 사건, 사고의 연속이 주는 유치함) 별 세개를 줘도 후하게 주는 것 같단 느낌이 듬에도, 이 책의 엔딩 쪽 두 면의 이야기가 나를 확 끌면서 뭔가 이 작가에게는 특별한 무언가가 느껴지게 만들어서 사실, 이 작가에게 흥미가 생기긴 한다.

 남자가 꿈꾸는 그 자유로운 고공의 삶이 잘 되었길 바랐으면서도, 그 남자의 인생이 그렇게 마무리되면서 독자에게 주는 ’그 느낌 하나’는 너무 강렬해서 어쩐지 그런 씁쓸한 결말도 굉장히 매력적이라 느껴지는 이 심리는, 아무래도 이 작품이 굉장히 오락적인 영화의 줄거리를 가졌음에도 그 중간중간에 흘려나오던 ’뭔가 다른 깊음’ 때문이 아닐까하고 생각한다.

 그래도 안타깝다. 확실히 한번 잡으면 재밌다는 생각은 들지 않음에도 술술 60장에서 80장은 술술 넘어가는데, 그게 다음 장은 이따보자하는 것이 거의 일주일 뒤라는 것이 참 문제였던 그냥그랬던 작품이라서리, 딱히 누구들에겐 추천해주고 싶진 않다. 

 그래도 왠지 이 작가에게 나름 기대가 된다. 이런 헐리우드 영화같은 줄거리 말고, 좀더 좋은 줄거리로 써주면 좋겠는데... 안될까나?



작품보단이작가의역량에기대를하는중, 빅픽쳐, 별네개를준이유는엔딩두장이준매력때문에, 평가가너무과함, 기대말고읽으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