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래는 책으로 만나지 않고 영화로 만나본 작품은 쉬이 책을 갖고 리뷰를 남기지 않게 된다. 그런데 이 ’골든 슬럼버’는 영화로 만났음에도 원작을 읽지 않아도 분명 대단한 작품이리란 확신이 선다. 그래서 섣부르다싶을지는 모르지만 이 골든 슬럼버에 별 다섯을 과감하게 주었다.

 본인은 영화로 만난 작품은 원작이 있어도 결코 읽지 않는다. 영화가 나쁘면 원작이 좋은 경우가 꽤나 있지만, 영화는 디테일하게 소설의 부분을 살리지 못하지만 줄거리는 철저하게 따르기 때문에 굳이 좋다고 원작을 찾아 읽으면 그 시간은 죽도록 지루한 시간이 되기 일쑤다. 또는 원작 때문에 본 영화도 결코 좋다 생각된 적이 없기에 양자택일의 선택으로 영화를 선택하면 소설을 포기하거나, 소설을 선택하면 영화를 포기한다. 

 하지만 그래도 원작이 궁금한 경우가 있다. 굉장히 좋은 영화라서 원작을 찾아보고 싶었던 ’샤이닝’, ’벤자민 버튼의 시간은 거꾸로 간다’ '어톤먼트'가 있었는데, ’샤이닝’은 영화가 훨 좋았다. 원작인 책은 진부하리만큼 헐리우드의 공식적인 영화시나리오를 답습한 듯한 느낌이 들었는데 도리어 그 원작으로 만든 영화는 대단하리만큼 치밀하고 멋졌다. 도리어 그 쪽이 소설 같단 느낌이 들었다. (워낙 감독이 대단하신 분이라서 그런가?흠..) 그리고 ’벤자민 버튼의 시간은 거꾸로 간다’는 원작이 짧은 단편이었는데 원작과 영화가 각각 다른 느낌으로 전개되서 원작을 읽길 잘했군,하는 생각이 절루 들었다. 

 일본은 굉장히 소설을 영화화할 때 원작을 최대한 살리려고 한다. 그래서 줄거리는 왠만해선 수정이 되지 않는다. 미국 같은 경우는 영화가 원작보다도 나은 경우가 훨 많은데도 일본은 그냥 원작을 소설화했다고 생각하면 된다. 굉장히 잘 만들었다라는 평가는 쉬이 되지 않아도, 원작을 잘 살리면서도 망치지 않았다는 생각이 들기 일쑤다. 

 난 잘 몰랐는데, 내가 꽤나 많이 본 일본영화들 중에서 이사카 코타로의 ’집오리와 들오리의 코인로커’를 원작으로 한 영화를 봤었었다. 뭔가 독특한 시작과 전개와 달리 그 이면에는 슬픈 사건이 내포되서 결국엔 울었던 기억이 있다. 굉장히 가볍고 이상한 사건이라고 생각되었지만 그 이면에는 진지한 한 사람의 아픔이 고스란히 담겨있었다는 것이 나에게는 그 영화를 보던 당시 굉장히 강하게 와닿았었다. 그리고 바로 어제 만나본 ’골든 슬럼버’. 

 우리나라 영화평론가는 6점대를 줬지만 나는 망설임 없이 10점을 주고 싶었다. 사실상 긴 영화시간은 지루하다싶을 수도 있었지만, 어쩐지 쉴틈이 없는 느낌을 주었다. 아니. 도망영화가 주는 ’긴장감’보다는, 그 영화 속에 들어있던 ’감성’이, ’선함’이 미친듯이 사랑스럽고 감동스러워서 나는 ’골든 슬럼버’에 열광하게 되었다.

 영화가 이렇게 뛰어난데, 분명 원작소설도 좋으리라. 나는 그렇게 확신한다. 영화는 원작을 최대한 표현한다는 생각이 강해서 이 원작소설은 읽을 일은 결코 없겠지만, 그래도 이 원작소설이라도 추천해주고 싶은 심리는 대체 뭐에서 기인하는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그래도 0.0001%의 망설임만은 갖고 ’골든 슬럼버’ 원작소설에 별점5개를 줘본다. 

ps. 참고로 이사카 코타로의 소설은 ’칠드런’과 ’중력 삐에로’를 읽었다. 개인적으로 ’중력 삐에로’를 굉장히 재밌게 봤다. 아마도 ’골든 슬럼버’도 그런 느낌으로 진행되지 않았을까싶다.



영화로만나보고남기는책리뷰, 이사카코타로, 골든슬럼버, 감동, 추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