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전 퇴근길 복잡한 버스안 손잡이 봉에 기대어 멍하게 창밖을 바라보는데, 라디오에서 Sheila Ryan 의 노래가 흘러 나왔습니다.

그때 들은곡은 이 앨범의 타이틀 제목이기도한 Samrad Linn 이라는 곡이었는데, 듣는순간 나나무스끄리 노랜가? 하고 생각했죠.

일단 영어가 아닌 유럽의 어느나라인지 알수는 없지만 이탈리아어를 무척 닮았다는 느낌때문이었습니다.

그래서 더욱 자세히 들어보니 마치 흐르는 물처럼 맑고 투명한 그 목소리는 나나무스끄리를 닮기도 했지만, 그보다는 조금 더 가벼운 울림이라고 해야할까요.

마치 바이올린의 높은 옥타브를  사람의 목소리로 무리없이 소화시켜내는 그 아름다운 떨림.

 

사실 Sheila Ryan 이란 이름은 저에게 생소한 이름이었습니다. 하지만 그날 그 버스안, 그때 나의 정서적인상태, 그때 창밖으로 펼쳐지는 일상속의 모습들 등등 여러가지 감상들이 뒤섞인채, 그녀의음악에 빠져들게 되었습니다.

버스안에서 수동적인 자세로 흘러나오는 음악을 듣는게 아니고서는, 딱히 라디오를 듣는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음악프로그램 관련된 티비를 보는것도 아니고 해서 제가 음악을 많이 모르거든요.

그옛날에 한장씩 장만해둔 음반들이나 고작 한번씩 듣는 저에게, 최근에 이렇게 좋은 음악을 발견한건 무척 행운인것같습니다.

 

그래서 구하게 된 그녀의 음반.

음반설명에 켈틱음악이라는 말이 몇번 반복되기에 켈틱음악이 무엇인지 찾아봤더니  아일랜드를 비롯한 프랑스, 그리고 이베리아 반도 북부에서 성행했던 켈트 족의 전통 음악이라고 합니다.

이제야 의문이 풀렸습니다. 그녀의 노래중 ' 영어가 아닌것같다..' 싶은 언어가 바로 아일랜드 언어였다는것을요.

그런데 전통음악치고는 무척 팝 스럽습니다.

우리나라도 그렇고 이탈리아나 러시아도 그렇고 전통음악이라는걸 듣다보면 그 민족의 역사와 삶이 고스란히 음악으로 표현된 탓에 전체적으로 쓸쓸하고 울적한 느낌을 받곤했는데요, 그녀의 목소리에 실린 아일랜드의 전통음악들은 무척 희망적이고 아름다운 선율이 살아있는 느낌이네요.

영국이란 나라는 역사속에 피해자이기보다는 침략자로써 많은 활약을 해서 그런가 노래에서도 전혀 쓸쓸함을 찾을수가 없네요.

 

트랙6번의 Salley Garden 이란 곡은 임형주가 이미 오래전에 불러서 많이 알려진 곡인데요, 저도 이곡이 좋아서 제 싸이월드 미니홈피에 몇년째 배경음악으로 사용중인데 임형주가 부른곡과는 전혀다른 느낌입니다.

한마리 나비처럼 나풀나풀 가볍다고 해야할까요. 원곡이 너무 익숙해서 리메이크 곡을 소화시킬수 있을까 싶은 사람들은 전혀 걱정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그녀만의 색다른 아름다움이 물씬 풍기는 새로운 곡을 느끼실수 있으실겁니다.

그래서 이 앨범은... 축축 처지고 떨어지고 늘어지는걸 싫어하는 분들, 너무 빠른 옥타브를 넘나드는 드라마틱한 후렴을가진곡이 부담스러우신분들, 마치 조용한 까페 창가에 앉아 투명한 창문너머로 비추는 햇살을 바라보며 누군가를 기다리는 설레임을 느껴보고싶으시눈들에게 적극 추천합니다.

반하실꺼에요 저처럼~!

 

 

SheilaRyan, 켈트음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