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을 즐겨 들으면서도 앨범을 사는 것은 흔치 않은 일인 세상이 되어 버렸다. 꼭 나쁘다고만 말하긴 어렵다. 농담이 아니라 빅뱅이니 소녀시대니 원더걸스니 하는 아이돌 가수들, 기획사에서 만들어 내고 이름있고 실력있는 작사/작곡가들에게 곡을 받아야 하며, 그럴듯한 상품으로 완성되기 위해 비용이 많이 드는, 그래서 앨범을 몇 만장을 팔아야 수지타산이 맞는다는 이들의 레디메이드한 노래들을 듣기 위해 앨범을 사야할 필요성을 느끼지 못 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홍대와 이태원 등지의 클럽에서 활동하며 음반 한 장내기 힘들지만 발매한 음반이 몇 천장만 팔려도 음반기획사에 손해를 끼치지 않는 자급자족형, 가내수공업형, 자주경제형 가수들의 음반은 사서 듣는 재미가 쏠쏠하다. 그 한 장의 앨범에 그/그들만의 취향이 오롯이 담기기 때문이다. 타인들의 수요를 균질화시키며 과잉 수용를 촉발하는 자본주의적 시스템에서 독립적이기에 그만큼의 개성이 담보되는 재미라고 할까.

특히 대한민국처럼 남들이 하면 모두 다 같이 해야 하고 그렇게 하지 않으면 바보 취급을 당하는 어처구니들이 득시글거리는 곳에선 그 가치가 더욱 높아질 수밖에 없다.

 

그래서 최근에 구입한 앨범이 있다. 바로 이들 '킹스턴 루디스카'다. 이름 그대로 자메이카에서 발원한 '스카'를 연주하는 밴드다. 원래 남미음악의 특징이라면 화려하고 충만한 연주를 들 수 있다. 물론 두어개의 악기만으로도 그런 연주는 가능하다. 하지만 흥겹게 춤추고 놀아야 하는 상황이라면 이야기가 조금 다르다. 캐스터네츠든 탬버린이든 동원가능한 모든 악기가 동원되고 가능한 한 많은 수의 인원이 함께 연주해줘야 맛이 사는 법이다. 그리고 그 중심엔 우리의 '나발수'들(브라스)이 반다시 필요하다.

 

킹스턴 루디스카는 바로 그런 밴드다. 이미 공중파, 특히 내 사랑 EBS의 공감 무대를 통해 꽤 알려진 대로 이 밴드는 대체 무슨 용기로 그런 밴드 구성을 유지하는지 모르겠지만 무려 네 명의 나발수를 거느리고 있으며 심지어 그들 중 트럼본을 부는 이가 리더이기까지 하다. 함 앨범 구입해서 들어 보시라. 무척이나 흥겹다.

킹스턴루디스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