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에도 난 북피니언과 술래잡기를 했다.

월초가 되어 서둘러 북카트에 담긴 책들을 다시한번 살피고 북피니언을 신청하는 순간 , 역시 품절이다.

이 순발력 떨어지는 술래잡기는 언제쯤 성공을 거둘수 있을런지..

어쩔수없이 이번에도 온라인상으로 월간 북피니언을 만난다.

겨울철이라 난방때문인지 부쩍 심해진 안구건조증 탓에 수시로 안약과 인공눈물을 넣어가며 근근이 버티는 내게, 북피니언의 품절은 참으로 가혹하게 느껴졌지만 알찬내용들을 놓치지 않고자 모니터를 뚤어져라 쳐다보며 이번에도 인내로 읽어내야했다.

특히 2월호엔 짤막하지만 내가 남긴 댓글이 실려서 기분이 새로웠다. 아마도  북피니언 참여는 처음 되시겠다.

 

이번에 가장 인상깊었던것은 아무래도 커버스토리에 소개된 숭고한 삶을 살다간 의사들의 이야기다.

특히 작년가을 '울지마 톤즈' 라는 고 이태석 신부님의 삶을 조명한 다큐멘터리를 보면서, 인생살이 자체가 이타심으로 똘똘뭉친 그의이야기에 눈물을 뚝뚝 흘리면서 가슴을 쳤던 기억이 되살아났다.

아름답게 살다가신 또한분, 장기려 박사에 관한 소개글 역시 뜨거운 감동을 주었다.

병원비가 없는 환자들에게 병원 뒷문으로 도망칠것을 가르쳐주고, 의사를 한번도 못보고 죽을 만큼 가난한 사람들에게 뒷산 바윗돌처럼 서있겠다고 하신 말씀은 이기적인 나의 가치관을 부끄럽고 고개숙이게 했다.

어쩌면 인간이 살면서 배워야하고 실천해야할 가장 큰 덕목중 하나가 타인에 대한 배려가 아닐까 한다.

약자를위한 나눔과 배려와 자기희생이야말로 이 살벌한 세상을 굴러가게 만드는 단하나의 에너지이기도 하니까.

 

하지만 마음만 있다면 누구든 실천할수있는 나눔과 배려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누구나'가 되지못하는 현실때문에, 이태석 신부님과 같은 이타적인 개인의삶이 더욱 위대하고 빛나는 것일게다.

혹자는 말할지도 모른다. ' 난 아직 그럴 여유가 없다고..나 살기도 너무 힘든다고..그분은 의술이라도 있으니 가능한거아니었냐'

 

언제부턴가  우리삶이 참 각박해진것같다.

치열한 경쟁속에 자신을위해서는 하나라도 더 가지기위해 발버둥치면서 타인을 향한 넉넉한 마음의 곶간은 점점 줄어들고 있는것같다.

반대로 자신이 채우고자하는 마음의 곶간은 점점 커지고 있다. 때문에 채워도 채워도 차지않는 곶간을 채우기에 급급한 나머지 이웃을 돌아볼 여유가 없는거다.

 

커버스토리에 소개된 책중 일본을 울린 요시오 의사의 감동실화가 담긴 '요시오의 하늘' 은 꼭 한번 읽어보고싶다.

병원리베이트다 뭐다하는 각종비리 , 고가의 의료시술을 권유, 의료사고를 내고도 빠져나가기에 급급한 이시대의 극도로 이기적인 의사들 뿐만아니라 많은 이들이 읽고 자신의 삶을 돌아보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

 

그리고 이번호에는 요즘 인기 절정을 달리는 작가 무라카미 하루키의 잡문집의 내용을 바탕으로 각색한 가상인터뷰가 무척 좋았다,

기왕이면 무라카미 하루키의 작품도 한번 읽어보고싶다.

책상 다반사에는 사추기 -마흔의 마음을 훔쳐라는 주제로 마흔즈음의 인생의 한 모퉁이에서 삶의 성찰을 도와줄 여러 서적들이 소개되었는데, 그중 얼마전에 읽었던 마흔의 책읽기는 나도 꼭 추천하고 싶었던 책이다.

작년 한해 큰 인기를 얻었던 김난도 교수의 아프니까 청춘이다를 읽고 많은 사람들이 '진작 이책을 읽었더라면..' 하는 리뷰를 보았는데, 이책 역시 삶을 살아가는 자세에 관해 다시한번 돌아보게 만드는 책이란 점에서 시기를 놓치지 않고 읽었으면 한다.

 

그러고 보니 이번호는 여러 코너에 걸쳐 ' 삶을 살아가는 방법에 대한 고민' 을 던져준다.

물론 겨울철 스카프 매듭 예쁘게 묶는 방법을 알려주는 코너는 내면적인 성찰 뿐만 아니라 외적인 패션감각까지도 체크할수있는 기회를 주었지만 말이다.

 

다음번엔 꼭 오프라인으로 읽기를 희망해본다.

 

 

북피니언, 2월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