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아빠는 모르는 아이의 상상 친구는 누구일까요?
늦은 5세인 아이가 블럭으로 나무, 꽃 등을 만들어 보이지 않는 친구에게 
"먹어볼래?" "맛있어?" "이건 어때?" 등등 여러 이야기를 하며 노는 모습을 가끔 봅니다.
누구 주는거냐고 물어보면 그냥 웃기만 하던 아이가 
어느날은 공룡친구라며 엄마도 먹이 줘보라고 하더군요.
그렇게 실체없는 공룡에게 먹이를 주다 결국에는 제가 공룡이 되어 블럭 식물을 몽땅 먹었습니다^^ 아이의 즐겁고 만족스러운 표정은 저에게도 큰 즐거움이었죠.
"내 친구, 주머니 해님"을 본 순간 그 때 생각이 떠올라 아이가 무척 즐겁게 읽으리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표지 윗편에 작은 글씨로 '빛깔 고운 그림책'이라고 씌어있는데, 
이 책에 대한 저의 첫인상으로 다른 말이 생각나지 않을 정도로 딱 들어맞는 말입니다.
복잡한 꾸밈들을 배제하고 단순한 선과 화려하면서도 잔잔한 색으로 표현한 그림은 
보면 볼수록 마음이 따뜻해집니다. 
예전 한 전시회에서 에르베 튈레의 그림들을 보고 연신 탄성을 내뱉으며 
색에 대한 새로운 느낌들을 받아들이기 시작한 아이는
이 책을 보면서도 다양한 색상들에 감탄사를 연발했어요.
주인공 미미가 상상친구인 해님과 즐거운 시간을 보낼때는 밝고 따뜻한 색이 책장을 가득채우고, 해님이 엄마를 그리워하고 아이가 해님과 헤어지는 아픈 마음일 때는 어두운 - 그러나 전혀 칙칙하고 무겁지 않은- 색으로 표현되어 스토리를 잘 살려줍니다.
일단 그림에서 참 많은 감명을 받았기에 그림 얘기가 길어졌네요.
이야기도 그림처럼 따뜻합니다.
아이의 상상친구, 주머니에 쏙 들어가는 조그만 해님을 엄마에게 돌려보내주고 쓸쓸해진 아이가 해님이 남기고간 온기로 실제 친구들을 만나게 된다는 얘기예요.
평소에 해님을 참 좋아하던 저의 아이는 한동안 블럭으로 만든 해님을 가방에 넣어서 매고 돌아다녔어요. 
상상친구가 없는 아이들에겐 무한한 상상력을 불러일으키고
상상친구가 있는 아이들에겐 행복한 공감대가 형성되는 
마음속 깊은 곳부터 따스함이 전해지는 멋진 책입니다



예꿈, 상상친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