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故) 더글라스 아담스(Douglas Adams)’ 의 1979년작 소설판 ‘The Hitchhiker’s Guide to the Galaxy (은하수를 여행하는 히치하이커를 위한 안내서)’  입니다. 

 더글라스 아담스는 1952년생 영국인으로 캠브릿지의 Essex and St John’s College에서 영문학을 전공하여 학사(B.A.) 및 석사(M.A.)를 받았고, 라디오/만화/TV 시나리오 작가, 음악가, 환경운동가, 컴퓨터게임 제작자이면서 소설가였습니다.  ‘The Hitchhiker’s Guide to the Galaxy’ 는 최초에 4부작 라디오 코믹드라마로 제작되었는데, 방송된 뒤 영국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어 TV 시리즈, stage show, 만화책, 소설등으로 제작되었고, 이 책은 그 소설판 시리즈의 첫편으로 이 후 ’The Restaurant at the End of the Universe ’(1980), ’Life, The Universe and Everything (1982)’, ’So Long and Thanks for all the Fish (1984)’, ’Mostly Harmless’ (1992)  라는 4권의 후속작이 나와서 총 5권으로 완결됩니다. 1984년 영국베스트셀러 1위를 하며 더글라스 아담스에게 최연소 Golden Pan Award 수상자라는 명예를 안겨주었고 영국, 미국, 호주를 비롯한 영미권 및 유럽에서 천오백만부이상 팔리는 등 매니아층을 만들며 많은 사랑을 받아왔습니다.

 그는 2001년에 미국에서 갑작스런 심장마비로 사망(그의 나이 49세때)하게 되지만 당시 그가 쓰고 있던 ‘The Hitchhiker’s Guide to the Galaxy’의 영화각본은 이후 2005년 영화로 개봉되며 그의 유작이 되었고 비록 소수극장이었지만 우니나라에서도 개봉되어 나름대로 좋은 평가를 받았습니다.

(줄거리)

 어느 날 뜬금없이 나타난 외계 우주선에서 ‘은하계주변지역 개발 사업중 하나인 초공간 고속경로(hyperspatial express route)가 지구를 지나 개발된다는 이유로 지구를 파괴하겠다’라는 방송이 나온뒤 지구는 순식간에 파괴되고, 그 수 초전 ‘은하수를 여행하는 히치하이커를 위한 안내서’의 researcher로써 15년간 지구에 있었던 Ford Prefect (Betelgeuse 근처 어딘가의 작은 행성출신의 외계인)에 의해 그의 친구이며 우리의 주인공인 Athur Dent는 ‘지구를 파괴하러 온 바로 그 외계우주선’ 에 ‘히치하이킹’되게 된다.  이 후 외계인들에게 들켜서 우주선 밖으로 내쫓기고 ‘The Heart of Gold’ 라는 비개연성 원리에 의해 항해하는(Improbability Drive) 우주선에 타게 되면서 머리 두 개 달린 은하제국 대통령 Zaphod Beeblebrox 와 함께 전설의 행성 Magrathea 로 가게 되는데...

 유수한 인터넷 서점사이트들에서 SF 코미디라는 장르를 개척한 작품으로 평가되며 장문의 소개글로 추천되었던 것에 비해, 실제로는 읽으면서 너무도 어이없었던 책이었습니다. 제가 책소개에서 ‘열광적인 사랑을 받아온 작품’ 이라는 말만 보고 그 앞에 ‘매니아들에게서’ 라는 언급을 너무 소흘히 생각했나봅니다. 나만 이렇게 느끼는 건지, 다른 독자들의 리뷰를 쭉 읽어보니 다행히 저만 그런 것은 아니더군요. 그야말로 ‘매니아’를 위한 책이었습니다. 더군다나 너무나 타이밍 안좋게도 이 시대 최고의 정통 SF소설집으로 꼽히는 테드창의 ‘The Stories of Our Life and Others’ 을 바로 얼마전에 읽었기에 이 책이 더욱 황당하게만 느껴졌던 것같습니다. 

 영국에서는 상당히 인기를 끌고 ‘42’라는 숫자에 특별한 의미를 부여한 나름 고전으로, 기상천외하며 자유분방한 사고, 풍자적인 유머와 철학을 담은 작품이라며 일부 비평가로부터 높은 평가를 받았다고 하는데, 기상천외한 발상인 것은 인정하겠지만 과학적 개연성없는 뒤죽박죽인 구성과 ‘과격 무신론자(radical atheist)’인 저자의 가치관에서 비롯된 돌고래보다 못하고 쥐의 지배를 받는, 원숭이의 후손이라는 인간비하적인 풍자가, 제게는 재밌게 느껴지기보다 거북하게 느껴졌습니다. 어느 독자 리뷰에서의 언급처럼 제가 이런 류의 책들에 매우 맞지않기 때문인가 봅니다.

 

  짜임새 있거나, 깊은 철학을 담고 있거나, 잔잔한 감동을 찾거나, 깔끔한 유머를 찾거나, 정돈된 사고의 책을 찾는다면 그야말로 비추입니다. 하지만 본인이 4차원의 세계에 유독 잘 적응한다고 생각되는 분들, 즉 출판사 리뷰에서 말한 소위 ‘매니아’ 라면, 가뜩이나 복잡하고 어이없는 내용을 제대로 번역했을까 의심스러운 한글판책보다 원서로 읽어보는 것이 좀더 재밌으실 것 같습니다.